[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한 가운데 최 교수가 민주당 의원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안 의원의 정책포럼과 국정자문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최 교수가 대선 패배 이후 만들어진 민주당 모임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성곤 민주당 의원실은 내달 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리는 민주당 의원 모임인 '무신불립(無信不立)' 정례 세미나에서 최 교수가 '정의는 중용이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고 30일 밝혔다. 무신불립은 중도성향의 의원 모임으로 지난 4월에 문재인 의원을, 이번 달에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곤 의원은 "무신불립의 철학이 중용"이라며 "최 교수가 대선 패배 이후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민주당을 향해 '중용의 철학'을 전해줄 강연자로 적절하다고 판단해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최 교수가 각별한 사이인지 알았지만 후원회장까지 맡을지는 몰랐다"면서 "강연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최 교수는 고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당과 친분이 깊다. 때문에 최 교수가 강연 요청을 흔쾌히 받았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날 강연에서 최 교수가 바라본 민주당의 대선 패배의 원인과 리더십 문제, 민주당의 '좌클릭' 논쟁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교수가 안 의원과 관계를 고려해 강연 내용을 언론에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신불립과 최 교수의 만남은 단순한 강연으로 비쳐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탈 계파'의 기치를 내건 무신불립에는 안 의원과 연대설이 흘러나오는 손학규계 신학용 ㆍ양승조 의원을 비롯해 비주류 문병호 ㆍ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임의 회원인 한 의원은 "안 의원과 연대를 위한 교두보는 아니다"면서 "다른 시각에서 민주당의 현 상황에 대해 평가를 듣고자 최 교수를 초청한 것"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실측도 확대 해석을 경계 했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최 교수는 존경받는 학계 원로로, 이번 강연은 김종인 전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이 야당 독일 연구모임에 가서 강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