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개인적으로 레바논과는 좋은 기억이 많아 이번에도 자신있다."(이동국)
"2011년 레바논전 패배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 반드시 설욕하겠다."(이근호)
두 '중동 킬러'의 각오는 남달랐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선봉. 자신들의 발끝에 걸린 큰 기대를 알고 있다. 앞선 원정 패배에 대한 빚도 남아있다.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상주)다.
축구 A대표팀이 28일(이하 한국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다음달 5일 열리는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한 전지훈련이다.
한국은 현재 A조 3승1무1패(승점 10)로 한 경기를 더 치른 1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3, 4위 이란과 레바논이 각각 승점 7점으로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 본선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레바논전을 잡아야 한다.
이동국은 이날 출국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3연전을 치르지만 지금은 레바논전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선수들도 모두 이번 첫 경기 중요성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경기나 마찬가지겠지만, 문전 기회에서 침착하게 골 결정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뒤, "빠른 시간 안에 득점을 올린다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호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레바논전이 이번 3연전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며 "반드시 이기고 돌아올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그는 2011년 11월 열린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전 패배에 대해 "그 때 경기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안 좋은 기억"이라며 "그만큼 이번엔 더 철저히 대비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둘은 중동팀에 유독 강한 면모를 자랑해왔다. 이동국은 A매치 30골 가운데 10골을 중동팀 상대로 넣었다. 이근호 역시 16골 중 11골이 중동팀과의 경기에서 나왔다. 이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이동국은 "레바논 원정은 기후도 전혀 다르고, 잔디 상태도 좋지 않다"라며 "그동안 대표팀이 레바논에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이번엔 준비 시간에도 여유가 있는 만큼 잘 준비해 우리만의 경기를 펼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근호는 "주변의 기대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중동팀이 나보다는 (이)동국이형을 더 무서워 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골 욕심보다는 최대한 많이 뛰고 공간을 침투하며 팀 승리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레바논은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이 좋고, 홈에서 좀처럼 실점하지 않는 팀"이라며 "부딪히는 플레이도 많은 만큼, 공중볼 싸움에서 이겨내야 승산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동팀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흐트러 지는 편"이라며 "우리가 조직력을 갖춰 준비를 잘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팀은 두바이에 도착해 현지 적응 및 팀 전술 점검에 들어간다. 이후 다음달 1일 레바논 베이루트로 이동해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레바논 원정을 치른 뒤 귀국하는 대표팀은 11일 우즈벡, 18일 이란과 홈에서 차례로 맞붙는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