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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골 폭발' 서울-제주, 이것이 K리그 클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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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골 폭발' 서울-제주, 이것이 K리그 클래식이다 서동현-박경훈 제주 감독(왼쪽) 최용수 서울 감독-데얀(오른쪽)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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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1:0→2:0→2:1→2:2→2:3→3:3→3:4→4:4'

공격을 주고받는 속도는 마치 탁구나 농구를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3분이 멀다하고 요동치는 경기 흐름. 두 팀 합쳐 29개의 슈팅. 8골이 작렬했다. 심지어 4분이란 짧은 추가 시간 동안 두 골이 나왔다. 보는 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26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3라운드다. 공격축구+패싱게임이란 공통분모로 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의 만남이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역대급 경기를 연출하며 팬들에게 '극장'을 선물했다.

과거 전적은 이미 명경기를 예고했다. 최근 3년간 10차례 맞대결에서 터진 골이 무려 29골. 경기당 2.9골의 골잔치다. 지루함의 상징인 0-0 경기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묘한 천적관계도 치열함을 더했다. 서울은 2008년 8월 이후 제주전 15경기 무패(10승 5무)를 달렸다. 제주 원정에서도 2006년 3월 이후 5승5무로 7년 넘게 지지 않았다. 서울은 자신감이 넘쳤고, 제주는 복수를 갈망했다. 역시나 화끈한 한 판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기선을 먼저 제압한 쪽은 서울이었다. 전반 19분 몰리나의 왼 측면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고요한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7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문전 쇄도하던 몰리나는 데얀의 오른발 크로스를 받아 방향만 바꾸는 재치 있는 마무리로 골망을 갈랐다. 서울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지는 듯 했다.


전반 막판부터 제주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페드로는 20여분 동안 세 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40분 마라냥이 얻은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그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동점골을 터뜨렸다. 마라냥의 슈팅이 살짝 빗맞은 것을 골문 바로 앞에서 아웃프런트로 밀어넣었다. 급기야 후반 12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정확한 임팩트의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넣으며 홈 1만8000여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후 약 30분간은 숨 막히는 공방전이었다. 두 팀 모두 자기 진영에서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1분 사이 하프라인 사이를 다섯 번이나 오간 적도 있었다. 마침내 후반 39분. 오른 측면을 돌파한 최효진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작렬시켰다. 극적인 동점골이었지만 서울 선수들은 세리머니조차 없이 곧바로 중앙선으로 돌아섰다. 그만큼 이미 두 팀의 머릿속엔 '승리'란 단어밖에 없었다. 엄청난 박진감은 몰입도를 높였다.


이윽고 추가 시간.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후반 46분 서울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서동현이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넣었다. 제주 승리의 쐐기골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종료 1분을 남겨두고 페널티 지역을 돌파하던 에스쿠데로를 오승범이 태클로 넘어뜨렸고,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승리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의 실수에 제주 선수들은 땅을 쳤다. 키커로 나선 김진규는 골문 왼쪽을 노린 슈팅으로 제주 수문장 박준혁을 속이고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의 세 번째 동점이었다.


결국 8번째 골이 터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 종료 휘슬. 경기는 4-4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간절했던 승점 3점을 챙기지도, 징크스를 깨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두 팀의 성과는 분명했다. 신나는 골폭죽은 물론 수준 높은 패싱게임과 공격축구로 경기장을 찾은, 중계를 챙겨 본 팬들을 매료시켰다. 그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이것이 진짜 K리그 클래식!'이란 부제를 붙여주기 부족함 없는 경기였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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