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사치품 단속을 강화하면서 걱정이 많아진 스위스 시계업계가 중국-스위스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중국-스위스 FTA 논의가 진전을 이루면서 수입관세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스위스 시계업계의 기대감이 부풀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스위스는 지난 3년 반 동안 FTA 협상을 진행했다. 제약, 화학, 기계 뿐 아니라 시계도 협상 항목에 포함돼 있다.
스위스 연방 경제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스위스 FTA 협상단이 지난주에 FTA 세부 내용의 합의를 끝내고 수 주 일 내로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경제 분야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는 인도·파키스탄·스위스·독일 4개국 순방에 앞서 중국-스위스 FTA 체결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스위스 시계업계는 중국이 11%의 수입관세를 낮추고 시계 같은 사치품에 붙는 20%의 세금도 감면해 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이렇게만 된다면 스위스 시계업계는 시계 가격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 줄 수 있다.
닉 하예크 스와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스위스 간 FTA 논의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널을 통해 "브라보", "잘해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 다니엘 파슈 스위스시계산업협회(FSWI) 회장은 "FTA 체결로 스위스는 중국에 시계를 수출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면서 "시계 가격이 더 경쟁적이고 매력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시계업계가 중국과의 FTA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중국이 홍콩, 미국과 함께 스위스의 3대 시계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시계 산업의 성장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중국 내 시계 판매 현황을 예의주시할 정도로 중국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최근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뇌물로 주고받던 고가의 시계 판매로까지 불똥이 튀어 스위스 시계업계가 바짝 긴장했었다.
올해 1~3월 스위스의 시계 수출 규모는 1년 전 보다 2.4% 늘었지만 중국 수출은 되레 26%나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스위스의 시계 수출 규모가 올해 4~6% 증가에 그쳐 지난해 11%의 절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FTA가 스위스 시계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했다. 세계 최대 시계 제조업체인 스와치그룹이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스와치는 81억4000만프랑(약 9조원) 매출 가운데 20%를 중국 판매에서 얻었다. 중국 판매 비중이 전체의 각각 10%와 5%를 차지하는 리치몬드와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보다 높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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