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때 이른 더위가 성큼 다가오면서 바람(風) 전쟁이 한창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 만도 등 제조사들이 앞다퉈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동부대우전자가 5년 만에 가정용 에어컨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삼성과 LG가 주름잡고 있는 이 시장에서 동부대우전자는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의 실속형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7일 동부대우전자는 스탠드형 1모델과 벽걸이형 2모델 등 총 3가지 모델의 가정용 에어컨을 내놨다. 2008년 에어컨 사업을 접은 이후 5년 만에 에어컨 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현재 국내 에어컨 시장은 삼성과 LG전자가 총 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캐리어와 위니아 만도 등 2위군이 나머지 10%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오프라인 금액 기준으로 소매용 에어컨 부문서 삼선전자가 시장점유율(47.2%)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점유율 90%를 점하고 있는 시장서 생존하기 위한 동부대우의 전략은 '착한 가격'이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인 이 회사의 에어컨은 부가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기본 기능인 냉방과 제습기능에 집중해 경쟁사보다 가격을 확 낮췄다.
동부대우전자는 이 제품의 가격을 용량(18.7㎡, 32.5㎡, 52.8㎡)에 따라 40만~120만원대로 책정했다. 순수하게 냉방면적(52.8㎡)만 따져봤을 때 삼성전자는 Q9000 모델을 320만대에, LG전자는 200만원 초반대에 판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00만원에서 최소 80만원정도 가격이 저렴한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에어컨은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난 인버터 컴프레서 방식을 채용한 제품인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정속 스탠드형 제품이라는 점이 다르다. 인버터형 제품은 전기료 부담이 정속형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착한가격'이 동부대우전자의 전략이라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수한 절전 기능과 강력한 냉방성능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1월 선보인 스마트에어컨 Q9000은 항공기 제트엔진의 원리를 이용한
회오리 바람을 뿜어낸다. 강력한 냉방능력을 갖췄으면서 기존 정속형 스탠드형 에어컨보다 약 76% 에너지 소모를 줄여 더욱 강화된 에너지등급 체계에서도 1등급을 획득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3월 전기료는 줄였지만 냉방성능은 강화한 '손연재 스페셜G'를 내놨다. 이 제품은 '슈퍼쿨파워 냉방'도 적용해 기존 냉방 바람 온도인 12도보다 4도 낮춘 8도 바람을 내보낸다. 또 초절전 슈퍼 인버터 기술을 적용해 매일 7시간씩 사용했을 때(에어컨 단독 기준ㆍ누진세 미적용) 한 달 전기료는 1만2000원에 불과하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도 지난 1월 2013년형 '위니아 에어컨'을 내놓고 경쟁에 가세했다. 이 제품은 경쟁사보다 2도 낮은 16도 최저온도 설정 기능과 함께 동급 에어컨 대비 최강 풍량(19.0CMM)의 강력한 냉방 성능을 발휘한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프리미엄 에어컨 시장에서 동부대우전자는 실속형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서 틈새시장에서 의미 있는 역할 해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보급형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내년엔 프리미엄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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