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오픈마켓들은 네이버의 모바일 수수료가 과하게 책정됐다며 DB(상품정보) 제공 중단 가능성을 피력해왔다. 다만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해 최종 결정은 보류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확인 결과, 오픈마켓들이 이미 네이버모바일에서 단계적 철수 작업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올 7~8월부터 네이버 모바일에서 오픈마켓의 상품은 검색되지 않는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국내 4대 오픈마켓이 네이버 모바일에 공급하던 상품정보 제공을 줄이는 등 철수작업에 착수했다.
네이버는 오픈마켓에 대한 철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아이템 분류작업에 나섰다. 철수작업을 벌이기 위해 분류해야할 아이템만 1억개가 넘고 기술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 완전히 철수하기까지는 4개월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소비자들은 네이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상품 검색 시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가 제공하는 정보는 제공받을 수 없게 된다.
오픈마켓과 네이버가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네이버가 모바일에서 2%의 판매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히고서부터다.
네이버는 2010년 모바일에서 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뒤 수수료 없이 오픈마켓의 상품들을 무료로 노출시켜왔다. 이후 네이버는 2011년말 오픈마켓에 대해 향후 모바일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고지했고, 지난해에는 공문을 보내 재확인시켰다. 그러자 오픈마켓들은 "모바일을 통한 상품 구매량을 먼저 파악해야한다"며 시기 연장을 요청했고, 이를 수락한 네이버는 지난 4월1일자로 2%의 모바일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못 박았다. 결국 오픈마켓들은 "수수료 인상이 과하다"며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픈마켓들은 한동안 "철수가 아니라 검토 중"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웹에서 네이버 검색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관계 악화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2011년 옥션과 G마켓이 판매 수수료에 이의를 제기하며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상품정보 제공을 중단했다가 매출이 급감해 4개월만에 다시 입점하기도 했다.
NHN 관계자는 "상품 정보제공을 빼는 것은 기술적으로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는 네이버 모바일에서 검색하면 오픈마켓에서 파는 상품들이 다 검색돼 한번에 가격비교가 됐었는데 이제는 G마켓, 옥션 따로 가서 검색해야한다는 불편함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아직 철수가 완료된 것이 아니다"라며 "공식 입장은 '검토 중'이라고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픈마켓 관계자는 "모바일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은 웹에 비해 10%도 안된다"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각 오픈마켓들도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네이버 모바일을 통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철수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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