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한화 회사채 2000억원이 수요예측 조사에서 전량 미달을 기록했다. 금리 부담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내달 3일 3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지난 25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 조사를 실시했다. 수요조사는 한화가 제시한 희망금리 범위 내로 구매를 희망하는 기관이 얼마만큼 되는지 조사하는 사전예측 과정이다. 조사 결과 접수된 수요물량은 '0'원이었다.
한화는 한화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항소심서 실형을 선고받아 한화의 수요조사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수요조사 참패는 시장 기대보다 낮은 금리가 원인으로 보인다. 한화는 희망금리 범위로 '3년물 국고채 금리+0.53%포인트~0.63%포인트'를 제시했다. 상단 금리로 낙찰받는다고 해도 한화의 개별 민평금리(민간기관이 평가한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내달3일 청약일에도 추가 접수물량이 없으면 2000억원은 증권사 인수단이 인수물량에 따라 나눠 총액인수한다. 한화 회사채는 신한금융투자와 KDB산업은행이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화는 최근 기관들이 눈여겨보는 A등급인데도 전량 미달을 기록했다"며 "오너의 경영공백도 영향을 끼쳤지만 시장 기대보다 금리가 너무 낮았던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올초 기준으로 한화그룹이 올해 차환해야 할 회사채는 1조2400억원에 달한다. 한화건설이 46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가 350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그밖에 한화케미칼이 2500억원, 한화투자증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L&C 등은 1000억원 미만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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