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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초월·고졸 채용·여성 할당…'신의 직장'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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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공공기관 청사진 제시
기재부, 오는 6월까지 구체적 안 마련
구조조정, 개편 작업 선행돼야 지적 많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1000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해외에 일자리 만들어 인력을 파견하고→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채용 문화를 정착시키고→ 고졸 채용을 확대하고→ 지역과 여성 할당제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2013년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한 이른바 '공공기관 블루프린트(청사진)'이다. 이 계획이 실천에 옮겨진다면 올해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재부 공공정책국은 청사진에 따라 구체적 실행 작업에 들어갔다. 1000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인력배치는 물론 업무현황을 분석하고 교육·보건·의료분야 등 각 분야별 채용과 배치기준을 마련 중에 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공기업(28개) ▲준정부기관(83개) ▲기타공공기관(177개) 등 288개에 이른다.


그런데 공공기관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면 '공공기관 블루프린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사전 개편작업 없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12년 공공기관의 살림살이는 어느 수준일까. 우리나라 주요 28개 공기업의 총부채는 지난 2012년 말 392조95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1년 361조4000억원보다 31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이다. 주요 공기업 28개를 넘어 288개에 이르는 공공기관을 합치면 부채규모는 더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은 그동안 '신의 직장'으로 불렸다. 직원 1인당 연봉이 평균 1억원을 넘는 곳이 있고 10여곳은 9000만원 이상이었다. 28곳의 공기업 평균 임금은 6200만원을 넘었다. 빚은 쌓여만 가는데 직원들 임금은 여느 대기업보다 훨씬 웃돌고 연말이면 '성과 잔치'까지 벌이는 '부도덕성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공공기관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시스템 전면 개편 없이는 2013년 '공공기관 블루프린터'는 그야말로 말에만 그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미국의 글로벌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최근 이런 우리나라 공공부채 현황을 두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공공정책국의 한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6월까지 구체적 안을 만들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내 채용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블루프린트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는 개편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장밋빛 말만으로는 현실을 고칠 수 없고, 구체적이지 못한 말잔치는 끝내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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