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국, 캐나다에 이어 주요 신흥시장인 브라질에서도 현대자동차가 리콜을 발표됐다. 엔저 공습과 노조 특근문제, 내수부진에 이어 또다시 품질 문제가 부각되면서 현대차가 사면초가 상태다.
브라질 법무부는 25일(현지시간) 현대차의 싼타페, 베라크루즈, 투싼 등 차량 2만4000여대에서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브라질 정부가 동일한 이유로 기아차 2만4191대에 대한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리콜은 이달 초 밝힌 미국 시장 리콜의 연장선상이지만, 총합이 역대 최대 수준인데다 국가별로 연이어 리콜소식이 알려지며 그간 '품질경영'을 외쳐온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브레이크등 결함에 따른 리콜 대상 차종은 현대차의 엑센트, 엘란트라, 제네시스 쿠페, 싼타페, 쏘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등이며 기아차는 론도, 세도나, 옵티마,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등으로 주요 라인업이 대거 해당된다.
이미 미국, 캐나다, 국내 시장에서 확인된 현대ㆍ기아차의 리콜 규모는 창립 이후 최대 수준인 240만대에 육박한다. 여기에 다른 글로벌 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이에 따른 리콜 충당금으로 900억원을 소요했다. 기아차는 이보다 적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장 주머니에서 나가는 충당금보다는 브랜드 가치 훼손과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특히 현대ㆍ기아차의 리콜 악재는 최근 환율쇼크, 내수부진, 생산차질 등과 얽혀 수익성에 그대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차 업체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현대ㆍ기아차의 부진으로 연결된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9.2% 늘어난 117만1804대를 판매해 매출을 6%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10.7% 줄어든 1조868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더 많은 차를 판매해 매출을 늘리고도 정작 수익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 셈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2조원 아래에 머물렀고,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1분기(10.4%) 대비 1.7%포인트 떨어진 8.7%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각각 0.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기아차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년 대비 30%가량 영업이익이 떨어진데다 매출마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휴일 특근 감소 등에 따른 국내공장 생산 감소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원화약세로 인한 판매관련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사장은 "리콜은 자동차 업체들이 고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미국 리콜사태에 따른 브랜드가치 훼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분기 이후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브라질 등 신공장을 세운 지역에서 판매가 늘고 국내에서 주말특근 합의가 이뤄지면 올해 판매계획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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