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라디오도 없이 세상과 단절된 할머니의 또 다른 가족이야기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에 근무하는 박상진 주무관 어머니는 둘이다. 경기도 파주에 사시는 친 어머니와 희망의 1대1 결연으로 맺어진 동대문구 용두동의 또 다른 어머니.
실제로 어머니 연세지만 할머니라고 부르는 용두동 할머니는 동대문구에서 직원과 구민 간 ‘희망의 1:1결연’을 맺으면서 만나게 된 또 다른 가족인 셈이다.
동대문구는 지난 2011년12월부터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소외계층을 돌보기 위해 ‘희망의 1:1결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1342명 직원과 지역내 민간단체가 저소득주민 3600여 가구와 결연을 맺어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동대문구 모든 직원들과 희망 결연을 맺은 유관기관의 회원들은 결연가구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결연자들의 복지욕구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등 가족과 같이 보살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12월 ‘희망의 1:1결연’참여 직원들을 대상으로 체험수기를 공모해 6편의 우수작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최우수작으로 뽑힌 박상진 주무관의 ‘나는 오늘 가족이 늘었다(부제 : 사랑이 희망이다)’를 영상물로 제작했다.
이는 현장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사연을 통해 많은 저소득 주민들이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영상물이다.
용신동 할머니는 18세에 결혼해 속만 썩이던 남편과는 30대에 사별하고 딸 셋을 낳아 겨우 시집을 보냈지만 자식들도 입에 풀칠만 하는 정도로 살고 있어 할머니를 크게 도울 수 없다. 그나마 정부에서 받는 지원금과 자식들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근근이 하루를 버티고 계신 용두동 할머니.
TV는 물론, 라디오도 없이 하루 종일 벽만 바라보며 전기장판 하나와 철지난 여름 이불 몇 장으로 추위를 견뎌야 했고 평소 무릎 관절염 때문에 거동을 잘 못하는데다 아랫니가 전부 빠져 식사를 제대로 못해 만성 위장염에 시달리는 상태로 청각 장애4급으로 귀까지 어두워 곁에서 누군가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박 주무관은 가장 먼저 용두동 할머니의 무료함을 달래줄 24인치 중고 TV를 구해 설치해드리고 따뜻한 솜이불도 들여다 놨다. 할머니를 위해 ‘희망소원 들어주기’ 프로그램 중 틀니지원을 신청해 선정되기도 했다.
박상진 주무관은 “처음 방문한 날, 할머니의 열악한 거주환경을 보면서 첫 대면이라 신경 썼던 내 옷차림이 부끄러워졌다”며 “마음의 결연자가 돼 진짜 어머니처럼 돌봐드려야겠다”고 전했다.
영상물은 동대문구인터넷방송국 홈페이지(http://www.dbs.co.kr)에서 언제나 시청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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