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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의 저주' 명동·남대문 뇌사상태..'골든위크'도 삼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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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이번 골든위크 동안 일본인 관광객 대상으로 따로 이벤트를 진행합니까?" "글쎄요. 그런데 골든위크가 언제지요?"


19일 중구 남대문시장 내 화장품 로드숍 매장 직원은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서 골든위크가 언제인지도 몰랐다"면서 "올 들어 내내 일본인들은 감소세라 골든위크라고 해도 없던 일본인이 갑자기 몰려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엔저의 저주' 명동·남대문 뇌사상태..'골든위크'도 삼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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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연휴기간인 골든위크(4월27일~5월6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반포기 상태다. 이미 떨어져 나갈 대로 나간 일본인 고객이 다시 돌아올 리 만무하다며 골든위크에도 '일본인은 없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들어서니 1층 매장은 물론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길 그 어디에도 중국어로 백화점 행사 등을 알리는 설명서는 있어도 일본어로 씌여진 곳은 없었다. 일본인들이 주로 찾는 식품관에서도 일본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대우'를 해주는 곳은 없었다. 예년 같으면 내국인한테까지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라며 일본어로 응대해오던 직원들도 올해는 180도 태도를 바꿔 일본인보다 내국인 모시기에 여념이 없었다.

백화점 지하1층 식품코너의 한 직원은 "솔직히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인을 일본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일본 고객들이 많았지만 올해 들어선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그렇지 않아도 꼼꼼하게 소비하는 일본인들이 엔저 때문에 더욱 씀씀이가 줄었다. 골든위크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유통업계에서는 굳이 돈들여 일본 관광객을 위한 프로모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할인행사, 포인트 적립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고 해도 엔저, 북핵 리스크 등으로 썰물처럼 빠진 일본인 고객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골든위크 때와 비교하면 이 차이는 더욱 확연해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골든위크 동안 진행했던 톈진 동마로점 쇼핑체험단, 서울시 연계 무료엽서 보내기, 스크래치 경품 복권 행사 등을 올 해에는 일절 진행하지 않는다.


당시 우수고객을 초청해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롯데몰 김포공항점 등 신규 점포와 파주 헤이리 마을 등 주변 관광지를 투어시켜 주고 스크래치 당첨자 외국인 500명에게는 백화점 식당가 한식 이용권,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골든위크 기간 동안에는 이들 프로모션을 중단한다. 대신 식품 5만원 구입시 김 세트 증정, 백화점 입구에 설치된 한류스타 포토존에서 사진찍기 행사 등 최대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이벤트로 준비했다. 발길 끊은 일본인고객을 되돌리겠다고 비용을 부담해 무리하게 잡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올 골든위크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동결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고객 감소는 엔저, 국가정세 등 거시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에 개별 업체들이 아무리 홍보한다고 해서 개선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계도 이번 골든위크 기간동안 따로 준비하는 행사는 없다.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20~50% 세일이 유일하다. 네이처리퍼블릭 명동 매장의 경우 전체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이 60%, 일본인은 30% 정도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일본과 중국 비중이 바뀐 것. 더페이스샵은 2~3년 전만 해도 골든위크 등 일본, 중국 연휴가 있는 달이면 매출이 40% 넘게 늘었지만 최근에는 10% 증가에 그친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명동 매장은 외국인 직원이 전부 중화권 직원이며 일본계는 없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도 일본인 고객을 위한 객실 특가 세일이 자취를 감췄다. 일본인이 많이 찾는 강북권 특1급 호텔은 골든위크 기간에도 객실 예약률이 예년보다 20∼30%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인 특수는 기대조차 않는 분위기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비용을 들여서 내국인 고객 모으기에 더 주력하는 것이 낫다"면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단위 패키지 고객 유치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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