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365일 '세일공화국'···제 값에 사면 바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2초

화장품숍은 한달 내내, 백화점도 한달에 20일 "정가 올려놓고 선심쓰듯···재고떨이 의심"

365일 '세일공화국'···제 값에 사면 바보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직장인 김주영(29)씨는 최근 세일하지 않는 제품은 산 적이 없다. 옷은 백화점 정기세일을 이용해 사고, 브랜드 화장품은 매달 비슷한 시기에 실시되는 세일 행사 기간에만 산다. 필요한 제품 대부분이 세일을 하다 보니 세일 기간에 맞춰 사는 게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달에는 파운데이션이 떨어져 브랜드 화장품 숍을 찾았다가 세일 기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사정해서 샘플만 몇 개 얻은 다음, 세일 기간에 그 물건을 구입했다"며 "가끔 세일 하지 않을 때 물건을 사면 몇 천원이라도 돈을 더 주고 산다는 생각 때문에 아까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매달 진행되는 유통업계 할인 행사로 대한민국은 '세일공화국'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잦은 세일은 재고 처리 의혹에서부터 가격 거품 논란까지 이어진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4~20일까지 17일간 정기세일을 진행했고, 롯데·신세계백화점은 정기세일 일주일 전 브랜드 세일을 실시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20일까지는 세일 기간이었던 셈이다. 2월 달에도 백화점 세일은 진행됐다. 신세계·현대백화점은 15~17일, 롯데백화점은 22~24일 각각 3일간 명품 대전을 진행했다. 1월과 2월 59일 동안 절반인 23일은 세일기간이었다. 2월 세일 기간에는 특히 물량이 많아 '명품 재고 떨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백화점 업계는 또 다시 브랜드 세일 일주일 후 17일간 진행되는 4월 정기세일을 준비하고 있다.


백화점 세일은 재고처리를 할 수 있는 한 가지 수단이기도 하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2월에 실시된 백화점의 명품 대전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특히 세일 물량이 많았던 것"이라며 "백화점들이 정기 세일과 함께 상시 세일을 진행해 재고 처리에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화장품은 세일 기간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 더페이스샵, 에뛰드,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이니스프리 등 6개 브랜드 화장품의 세일 기간을 조사한 결과 일수로만 따지면 1월 달 총 34일간 세일이 진행됐다. 2월에도 25일 간이었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2월 세일을 3월에 걸쳐 12일 간 진행했다.


브랜드 화장품 세일은 재고처리 보다는 업계 간 경쟁으로 이어진다. 브랜드 화장품 업계는 매달 특정일에 정기 세일을 하는 브랜드에 맞춰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3000원 이하 품목은 세일에서 제외시키는 등 최소 마진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한다.


브랜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단가가 아주 낮은 일부 품목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매달 20~50%까지 세일을 진행한다"며 "정해진 기간은 없지만 한 달에 한 번씩 3일에서 열흘정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언급했다.


매달 진행되는 유통업계 세일로 인해 대부분 소비자들은 '제 값 주고 사기 아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할인 행사로 싸게 팔 수 있다면 기존 가격을 낮출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서대문구에 사는 김민경(30)씨는 "매달 세일을 해서 가격을 내려 팔 것이면 애초부터 왜 그 가격대에 제품을 내놓지 않는지 궁금하다"며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화장품의 경우 너무 싸게 제품을 내놓으면 유통기한 등 상품의 질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달 세일을 진행하다보니 세일로 싸게 샀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