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징후가 여전한 가운데 남북 군사적 긴장감이 장기적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군당국도 '북한 미사일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10일 이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정부와 군이) 계속 얘기를 해왔다"며 "벌써 닷새가 지났고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끌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와 군은 북한군이 10∼15일 무수단, 노동, 스커드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가능성에 대비해 왔다.
김 대변인은 이른바 북한의 '태양절'(김일성 생일)인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태양절을 계기로 해서 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없다"며 "10일 이전에 연료를 주입했다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정치적 결단만 하면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관진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참석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에 즈음한 미사일 발사 동향에 대해서는 "발사는 준비된 상태로 보고 추적 중"이라면서 "군사 퍼레이드도 (진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당국은 대화제의에 대한 거부에 이어 북측이 중거리미사일까지 발사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국제사회가 다시 대북제재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한미 독수리 연습이 이달 말 끝나면 한반도의 긴장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독수리 연습이 끝나면 그 이후에 뭔가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초긴장 상태로 몰아놓고 미국에 무언가 팁을 줬던 1993년과 2009년도의 전례를 보면 이달 말, 내달 초쯤 북한이 미국과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런 태도를 보이더라도 북한의 2·29 합의 위반 이후 크게 실망한 미국이 전격적인 양자 대화로 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본격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를 계기로 정상화를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개성공단 사태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측은 지난 9일부터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중단됐으며, 앞서 3일부터는 남측으로의 귀환만 허용하고 개성공단에 들어오는 것은 막는 방식으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측의 추가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1차 바로미터는 17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기업협회 임원진들의 방북 허용 여부다. 이들은 '태양절' 연휴가 끝나는 17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북측에 전달한 상태지만 아직 북한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북측이 17일 기업협회 임원진의 개성공단 방문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개성공단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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