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가 출격했다. 군필자에게서는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냈고, 군대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신세계를 보여줬다.
지난 14일 방송한 '진짜 사나이'에서는 김수로와 서경석, 샘 해밍턴 그리고 류수영, 손진영, 엠블랙 미르가 1800여명의 입영장정들과 함께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했지만 리얼한 24시간 병영체험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변모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리얼 입대 프로젝트'를 표방한 '진짜 사나이'는 아무런 첨가물없이 순수하게 군대이야기만을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등성명을 외우고 관물대를 정리하며 직접 활동화의 끈을 끼우는 연예인 장병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웃음이 터졌다. 실없는 웃음이 아니라 공감과 안타까움이 섞인 진한 웃음이었기에 의미가 깊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공감'과 '호기심'이다. 일부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는 우려와 달리 군대는 직접 체험을 하지 못한 여성들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부모님, 오빠나 남동생, 남자친구, 아들 등 다양한 관계에서 군대를 접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진짜 사나이'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일시적인 병영 체험이 아니라 현역 군인들과 함께 연예인이라는 특권 없이 군 생활을 하는 출연자들을 통해 군대의 '참맛'을 느끼게 했다. 자칫 딱딱해 질 수 있는 점을 고려, 소녀시대의 써니와 서현이 발랄한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하며 이해도를 높였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트렌드는 '다큐 예능' 혹은 '관찰 예능'이다. '일밤-진짜 사나이'처럼 24시간 출연자들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은 또 있다. 매주 금요일에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가 그 주인공이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어떠한 미션을 제시하지도 않고, 게임을 시키지도 않는다. 그저 최소한의 상황만 주어진 채 대본도 없이 진행되기에 출연자들의 실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길 수밖에 없다.
'나 혼자 산다'의 경우 '기러기 아빠' 혹은 싱글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혼자 살고 있는 남자 연예인들의 삶을 24시간 관찰한다. 이들은 스스로의 모임을 무지개회로 정한 뒤 서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채팅방을 통해 소식을 나누고 살림정보도 공유한다. 또 서로를 "회원님"으로 부르면서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심지어 방귀도 뀐다. 연예인들도 시청자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방송 첫 회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리얼 관찰 예능 '나 혼자 산다'와 '진짜 사나이'의 또 다른 공통점은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두 예능은 모두 '금녀의 공간'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의 집 그리고 군대라는 공간은 여성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남성 시청자들은 현재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며 재미를 느끼거나, 혹은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 땐 그랬지"하는 회상의 미소를 머금었다.
어떤 이에게는 공감을, 어떤 이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안방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나 혼자 산다'와 '진짜 사나이'. 금녀의 공간을 과감히 만천하에 공개한 두 프로그램이 앞으로 어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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