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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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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년째 스위스 아미 나이프 생산... 장기고용,품질제일주의 스위스 외교관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스위스 포켓나이프 제조업체 빅토리녹스의 아미 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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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빅토리녹스(Victorinox)는 스위스를 상징하는 아이콘 브랜드이다.빨간 케이스에 흰 십자가가 그려진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만드는 업체이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미국 ABC방송이 1985년부터 1992년까지 방영한 '맥가이버'의 주인공이 위기때마다 꺼내 써 난관을 탈출하면서 맥가이버 칼로 널리 알려졌고 덩달아 빅토리녹스도 유명세를 떨쳤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빅토리녹스 연혁



1884년 설립돼 올해로 129년의 역사를 간직한 빅토리녹스는 설립자 증손자가 4대째 가업을 이어 가족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3만4000개의 아미 나이프 등 각종 칼붙이류를 생산해 90% 정도를 세계 100여 개 국에 수출한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빅토리녹스 설립자 칼 엘스너(Karl Elsener)



빅토리녹스는 이 회사의 본래 이름은 아니다.1884년 창립 당시는 설립자 칼 엘스너(Karl Elsenser)의 이름을 딴 '엘스너 나이프사(Elsener Knife Company)'였다. 스위스 추크의 바느질 도구 판매상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칼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프랑스 파리와 독일 투트링겐에서 장인으로 일했다.칼은 24세 때 스위스 중동부 슈비츠주 한적한 농촌 이바흐에 공방을 차리고 농부들이 쓸 칼을 만들기 시작했다. 공방은 독일 졸리겐에서 대량생산된 '포켓 나이프' 복제품을 만들었는데 칼날과 병따개,드라이버가 들어 있었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칼 엘스너의 어머니 빅토리아 엘스너 오트



칼은 스위스군이 병사용 칼을 대량 구매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군인들이 쓸 칼을 설계했다. 그는 칼 생산을 위해 1891년 37명의 장인으로 '스위스칼붙이길드'를 결성했다.길드는 일자리가 없어 많은 농민들이 미국 등으로 이민 가는 것을 보고 오래가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신념에서 결성했다.당시 총의 분해나 통조림을 열 때 사용하던 아미 나이프는 무겁고 투박했다. 칼은 코르크 병을 딸 수 있는 코르크스크루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가벼운 장교용 칼'을 만들어 다른 업체들과 함께 납품계약을 따냈다. 그는 1897년 6월12일 마침내 다용도 기구인 '스위스 아미 나이프' 특허를 등록했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칼 엘스너가 취득한 특허권 사본



그는 또 일반인에게도 아미 나이프를 팔았다. 눈이 많이 오는 스위스에서 눈속에서도 쉽게 보이도록 칼자루를 빨간색으로 만들었다. 모친인 빅토리아가 1909년 세상을 뜨자 모친을 기리기 위해 회사 이름을 빅토리아(Victoria)로 바꾸고 차별화를 위해 '스위스의 흰색 십자가'를 그려넣었다.1921년에는 칼날에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레스 스틸이 들어간다는 것을 마케팅하기 위해 스테인레스스틸을 뜻하는 프랑스어 이녹시다블르(inoxydable) 의 첫음절 'inox'를 붙여 회사이름을 '빅토리녹스'(Victoria+inox)로 고쳤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1909년 빅토리아 회사의 직원과 공장



칼은 1918년 경영권을 아들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그의 아들은 1950년 칼 3세에게 자리를 물려줬다.칼의 손자는 2007년까지 경영하다 아들 칼(Carl)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빅토리녹스는 미국과 미국 대통령 덕을 많이 봤다.1937년 코네티컷주 뉴 브리튼의 명문 가족기업 포르쉬너(Forscnner) '부처 스케일 컴퍼니'에 고기를 바를 때 사용하는 칼인 부처 나이프(Butcher Knife)를 수출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또 2차 대전후 스위스 동맹국의 PX 상점에 포켓용 칼을 공급했다.미군들이 PX 상점에서 빅토리녹스 칼을 사서 기념품으로 가져가면서 널리 퍼졌다. 칼 CEO는 창립 125주년이던 2009년 스위스 방송 등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미군이 '스위스 아미 나이프'라고 간략하게 부르면서 그 이름이 정착된 게 빅토리 녹스의 칼이 스위스를 상징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엘스너 부자(오른쪽이 현 CEO)



미국의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은 빅토리녹스에 자필서명을 양각한 아미 나이프 4000개를 선물하고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대통령도 이 전통을 그대로 따랐다. 또 스위스 외교관과 고위 장교들은 외국인에게 아미 '장교용 칼'을 선물했다.빅토리녹스의 칼은 외교관 구실도 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유통을 대리하던 포르쉬너가 1974년 투자자 루이 마크스(Louis Marx)에 팔린 이후 미국 소매시장에서 대량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빅토리녹스의 칼을 1981년부터 비행한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 승무원들의 표준장비로 채택해 명성을 날리게 했다.


빅토리녹스는 1980년대 단일 품목에 전념하는 리스크를 분산하고 고객의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각화라는 모험을 시작했다.미국 유통업체가 스위스를 찾아와 시계제조를 제안하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1989년 대담하게 미국에서 시계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1999년에는 여행 용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또 2001년에는 패션라인을, 2007년에는 향수회사를 각각 차렸다. 빅토리녹스는 이들 제품들이 스위스 아미 나이프가 보여준 스위스다운 가치 즉 품질과 전문성을 물씬 풍기도록 철저하게 관리래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칼 엘스너 CEO



물론 부침과 위기가 있었다.2001년 미국 9ㆍ11테러로 각 공항에서 '스위스 아미 나이프' 등 포켓용 칼의 반입이 금지된 것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매출이 30%나 급락했다. 엘스너 가문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초과근무 시간을 15분씩 단축했다.이바흐 지역의 다른 기업에 기술자들을 임시로 고용시켜 달라고 부탁도 했다.60~90%의 직원들이 3~6개월간 다른 기업에서 일하도록 했다.이렇게 해서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스위스 취리히의 빅토리녹스 브랜드 매장



또 위기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로 활용했다.2008년 런던의 뉴본드스트리트에 유럽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flahship store.브랜드와 이미지 극대화를 위해 번화가에 세운 매장)를 열었고 2010년에는 제네바 중심가에도 열었다. 앞서2005년에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 공식 공급업체이자 강력한 경쟁사인 벵거(Wenger)를 인수했다.벵거는 1908년부터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생산한 업체였다.


[글로벌명문가⑫]맥가이버칼 만드는 스위스 칼엘스너가문 빅토리녹스 공장 전경



이 모든 것들은 엘스너 품질과 고객서비스, 최고의 고용여건을 중시하는 엘스너 가문과 그들을 신뢰하고 따르는 직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엘스너가문은 장기고용과 훈련,계발기회 제공,청ㆍ장년층 근로자,이민자와 장애인들이 회사에 더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정책,최고연봉과 평균연봉간 비율을 5대1로 제한하는 것 등 직원 지향의 경영체제를 구축했다.이렇게 해서 50년 이상 근속자가 43명,40년 근속자는 101명이나 생겼다.직원들도 회사를 가족으로 생각한다. 칼은 스위스의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잡지인 스위스스타일 인터뷰에서 "우리가문은 브랜드 소유자라기보다는 그것에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빅토리녹스는 스위스 기업이 혁신과 모험감수를 동시에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동시에 책임지는 자본주의를 실천했다. 칼의 자식 11명은 회사가 가족불화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각자 보유중인 회사 지분을 재단에 기탁하기로 합의했다.상속권 분쟁이 생기더라도 빅토리 녹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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