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대한항공이 90년 역사의 체코항공을 품었다.
대한항공은 10일(현지시간) 오후 체코 프라하 소재 국무총리 집무 청사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체코항공 지분 44%(460,725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계약으로 체코항공 2대 주주로 등극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체코항공 주주총회를 통해 체코항공 감독 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체코항공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
대한항공의 체코항공 지분 인수는 우리나라 항공 사상 외국 국적 항공사에 투자한 첫 사례다. 그간 국내 항공사들은 글로벌 동맹체 참여나 공동 운항 등 외국 항공사와 제휴 협력을 활발히 펼쳤으나 항공사 지분 인수에도 눈을 돌려 세계 항공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협약을 통해 체코항공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상호간 협력을 대폭 강화한다. 이에 따라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먼저 대한항공은 파리,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11개 도시 직항 노선에 프라하와 유럽 주요 도시를 잇는 공동 운항 노선을 확대한다. 현재 프라하에서 유럽 내 도시를 연결하는 11개 공동운항 노선에 뮌헨, 파리, 취리히 등 5개 도시가 추가된다.
양사간 연결 서비스 개선을 통해 승객들은 보다 편리하고 빠른 환승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프라하 공항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 항공 교통 요충지로서의 이점을 가진 공항이다. 이에 한국 승객들은 프라하를 거쳐 유럽의 중·북부 주요 도시로 가는 편리한 연결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어 프라하 공항당국은 프라하 공항을 이용하는 한국인 승객을 위해 환승 지역 안내판에 한글 표기를 추가한다. 승객들이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축소하는 등 환승 및 출입국 서비스도 개선한다. 여기에 유럽의 다른 공항에 비해 수하물 처리 및 출입국 절차의 혼잡도가 덜 한 프라하공항을 이용함에 따라 환승을 포함한 여러 절차들도 보다 간소화될 전망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오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체코항공과 대한항공이 상호간 파트너십을 통해 스카이팀의 협력 기조를 한 단계 더 높여 나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코항공과 대한항공의 훌륭한 경영진과 양국의 풍부한 문화가 어우러져 양사간 영업 성장은 물론 양국간 교류가 증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계약식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뻬뜨르 네차스(Petr Necas) 체코 국무총리, 미로슬라프 칼로우섹(Miroslav Kalousek) 체코 재무장관, 미로슬라프 드보르작(Miroslav Dvorak) 체코 아에로홀딩 회장 등이 참석했다.
체코항공은 1923년 설립돼 올해로 90주년을 맞은 항공사다. 체코항공은 현재 A319 9대, A320 6대 등 23대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23개국 4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체코항공의 1대 주주는 51.7% 지분을 갖고 있는 체코 아에로홀딩(체코 정부)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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