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재오, 朴대통령·黨지도부에 직격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친이계의 좌장으로 '리틀 이명박'이라 불린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0일 공개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의 인사 잡음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요구하며 당 지도부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 의원이 트위터 등을 통해 은유적 표현으로 쓴소리를 날린 적은 있지만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황우여 대표 체제에서 처음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청문회 부적격 판단하거나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다는 인사가 있다면 대통령이 과감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인사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자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새 정부가 출범했고 인사청문회 끝났으니 말씀드리겠다"며 운을 뗀 이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의 핵심은 인사"라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야당일 때 확대·강화한 인사청문회 결과를 대통령이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물론 새 정부 초기에는 여당이 정부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이 해야 할 고유적인 일까지도 청와대의 눈치만 보거나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면 존재감을 상실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당이 과감하게 정치개혁에 손을 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헌은 물론 정당 선거제도의 개혁, 행정구역 개편 등 국가의 틀을 새롭게 만드는 개혁을 당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정권 초기에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개혁 부분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연일 고조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선 정부에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당은 정부가 하는 것을 지켜보고, 정부가 오판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전날 저녁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만찬을 갖고 "앞으로 당의 말을 많이 듣겠다"며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