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원조친박' 최경환·'新 친박' 이주영, '非박' 김기현 맞붙어…조기과열 양상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누리당의 원내사령탑 선출이 한 달여 앞으로 가운데 경선 구도가 3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기현(3선) 원내수석부대표가 9일 사실상 선거운동에 나섰다.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밝힌 친박계 이주영(4선)·최경환(3선) 의원과 열띤 레이스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여의도연구소에서 열린 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공개회의에 참석해 "끝까지 듣고 가는 사람에게 표를 모아달라"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인사말을 하고 자리를 뜨는 최 의원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이다. 공식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숙고 중에 있다"는 발언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 측근에 따르면 김 수석부대표는 이달 중순께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로써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3각 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이날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는 최 의원과 김 수석부대표가 얼굴을 내비쳤다. 지난 3일 초선의원정책연구모임에는 이 의원과 최 의원이 참석했다. 특정 후보만 참석하면 '특정후보에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근거없는 소문에다가 '다른 후보에게 빨리 연락하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 의원의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정권 초기인 만큼 청와대와 함께 호흡하고 국정 운영을 지원사격해야 한다는 논리가 호소력을 얻는 모양새다. 다만 청와대의 불통 논란과 인선 과정에서의 당청 불협화음은 최 의원의 단점으로 분류된다.
경쟁자들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통령과 야당 모두에 대해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청와대에) 쓴 소리를 하면서도 소통을 잘 하는 '그레이트 커뮤니케이터'가 되겠다"면서 "사법·입법·행정이 균형을 이루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당내 소통강화를 통한 결집, 수평적 당청관계, 당내 결집을 통한 원만한 대야 협상력 등을 내세워 최 의원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 수석부대표 또한 당과 청와대와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유지하는 책임감 있는 동반자 역할을 강조했다. 동시에 새누리당 내의 소통 리더십을 강조함으로써 초·재선 의원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유일한 비박계라는 점을 의식한 듯 "친박계와 비박계를 구분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며 적극적인 호소에 나설 방침이다.
레이스 초반 관심사는 단일화 변수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과 최 의원이 단일화할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한 차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의원은 서로의 출마 의지만 확인한 채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의원보다 당선횟수가 많은 국회 선배임을 강조하며 "거꾸로 하는 단일화는 불가능하다"며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출마를 저울질하던 남경필 의원이 누구를 지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남 의원은 최근 내년 경기지사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사를 노렸던 심재철 최고위원이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여 출마 의사를 접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 때문에 남 의원이 확보하고 있는 중립·쇄신 성향의 표가 어디로 흘러갈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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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의원이 특정인에 대해 지원 입장을 밝히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김 수석부대표를 지지하거나 암묵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남 의원과 김 수석부대표가 오랜 기간 쇄신 모임을 함께 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김 수속부대표는 최근 남 의원과 수시로 전화를 하며 원내대표 경선 문제를 상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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