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셉트의 '안락의자'…원목·재료 참맛 살린 가구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화려함'보다는 '치유'가 대세였다. 현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인 디자인들로 무장한 가구들이 코엑스(KOEX) 5개를 합쳐 놓은 전시장을 꽉 메웠다.
세계 최대 가구전시회인 밀라노 가구전시회가 9일 밀라노 근교의 도시 로(Rho)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52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를 구경하기 위해 전 세계 160개국에서 30만여명의 가구업계 관계자가 밀라노 땅을 밟는다. 20만 평방미터(㎡)에 펼쳐진 2500여개 관에서는 전세계에서 몰려온 유수의 가구업체들이 자사의 전략가구를 선보이며, 사흘 내내 걸어도 전 관을 돌아보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다.
'혁신'을 주제로 한 주요 가구관을 돌아본 결과 올해의 대세는 지난 해에 이어 여전히 '힐링(치유)'과 '자연주의'임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알플렉스'의 안락의자.
대표 가구기업인 이탈리아의 알플렉스(Arflex)는 천과 가죽 소재의 안락의자를 새롭게 선보였다.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에서 오는 세련미를 추구한 디자인이 돋보였으며,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폴리폼(Poliform)역시 스웨이드와 천, 가죽 등 편안한 재질로 만든 안락의자를 다수 선보였으며, 침대 역시 프레임이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천과 자연소재로 만든 단순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였다.
또 큰 변화 대신 재료나 색상, 질감 등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메리타리아(Meritaria)는 천 뿐만 아니라 털가죽이나 노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의자와 소파를 선보였으며, 피아트 500차체의 앞부분과 소파를 결합한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바라스킨(Varaschin) 역시 천으로 만든 둥근 모양의 소파와 스웨이드 천으로 만든 의자 등을 전시했다.
메리타리아의 의자 '피아트 500'
자연 그대로의 소재를 적용한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91년 역사를 자랑하는 리바(Riva)는 삼나무 목재를 통으로 가공, 표면에 도장처리를 하지 않은 원목의자를 선보였다. 통 원목에 가죽을 일부 덧댄 의자, 뉴질랜드의 늪지대에 5만년 이상 보관된 목재를 가공한 카우리(Kauri) 원목 식탁 등도 눈에 띄었다. 특히 전시장에 원목을 직접 가공한 '트로이 목마' 모형을 만들어 전시장을 방문한 참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리바의 원목 안락의자.
직접 송아지를 키워 그 가죽으로 가구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백스터(Baxter)는 가죽 그대로의 질감을 살린 소파와 의자는 물론 천 재질의 소파와 의자를 다수 선보였다. 장식장이나 테이블의 디자인은 한층 단순해졌다.
겐조의 소파.
베르사체, 펜디, 겐조 등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참가한 가구 브랜드도 이번 박람회에 다수 참가했다. 펜디의 경우 가죽 재질을 활용한 제품이 눈에 띄었으며, 베르사체는 사치스러운 금박·보석 장식과 화려한 문양을 새긴 고급가구들을 선보였다. 겐조는 단순하면서도 화려한 색감과 동양적 미를 적용한 가구와 의자들을 전시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전세계적인 가구시장의 불황을 반영하듯 참관객이 크게 줄고 참가업체들도 큰 규모의 변화 대신 소규모의 변화를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은 "이탈리아가 최근 2년동안 모라토리움(지급유예) 직전에 놓여 있다 보니 업체들도 가구 개발에 돈을 적게 들였다"며 "비용을 아낀다며 전시회에 불참한 회사들도 많고, 전시회 참관객도 지난 해에 비해 줄어든 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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