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의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가 이탈리아 밀라노시에 단단히 뿔이 났다. 뚜렷한 근거 없이 핵심 매장을 닫아야했기 때문이다.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매장이다.
현지인들은 물론 전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들던 이 매장이 문을 닫게 되자 맥도널드는 시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이곳에서 저렴한 식사를 하던 현지인들이나 관광객들도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등 외신은 맥도널드가 밀라노시 소유의 유명 쇼핑몰인 '갤러리아 엠마뉴엘2세'내의 매장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20여년간 매장 좌측의 루이뷔통, 정면의 프라다등 초고가 명품샵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쇼핑객들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했던 이 맥도널드가 폐쇄되면서 쇼핑객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고가의 레스토랑을 이용해야할 처지다. 6.6유로 짜리 맥도널드 샐러드가 인근 레스토랑에서는 27유로는 줘야 먹을 수 있다.
점포 폐쇄 소식을 접한 밀라노 시민 1500명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쉬움을 남겼다. FT는 이 매장이 밀라노 시민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평했다.
밀라노시는 레스토랑 평판조사에서 문제가 있다면서 임대계약을 연장해주지 않았다고 맥도널드는 주장했다. 이 쇼핑몰에서 임대 계약 연장이 거부된 것은 자신들이 처음이라는게 맥도널드측 주장이다. 밀라노시는 맥도널드 대신 프라다와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이 매장은 이탈리아 맥도널드 중 세번째로 붐비는 곳이었다. 로마의 스페인 계단 매장과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 매장과 함께 이탈리아내 가장 중요한 맥도널드 매장이었다.
FT는 맥도널드가 쫓겨나는 것을 분풀이라도 하듯 영업 종료 전 4시간 동안 5000명에게 무료로 햄버거와 감자튀김, 탄산음료를 무료로 제공하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로베르토 마시 맥도널드 이탈리아 법인 CEO는 "우리는 시를 상대로 싸움을 하기 싫지만 분명히 불공평하게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맥도널드는 밀라노 시를 상대로 2400만유로(34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맥도널드는 이 매장 폐쇄로 인해 600만 유로의 연간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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