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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백 이어 시계까지 들고 전당포 찾은 명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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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백 이어 시계까지 들고 전당포 찾은 명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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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시계를 사용하신지는 몇년이나 되셨죠. 상태가 별로 좋지 않네요. 350만원 드리겠습니다. 조금 더 나은 가격을 받으려면 위탁하면 되지만 위탁의 경우 시계가 팔려야 금액을 드릴 수 있습니다. 선택은 손님이 하시면 됩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중고명품(中古名品) 매장. 손님과 매장 주인의 가격 흥정이 한창이었다. 이 매장 김철민(가명ㆍ38) 대표는 "경기 불황이 깊어질수록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려는 손님이 많아지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방을 내놓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시계를 판매하겠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하루 매장을 찾는 50여명의 손님 가운데 10여명은 시계를 팔겠다는 손님"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부분 수백만원에서 천여만원에 달하는 시계지만 때로는 수억원에 달하는 시계를 가지고 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손님도 있다"며 "모든 시계를 매입할 수 없어 상태가 좋은 시계로 골라 하루 3개 정도를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장에서는 판매금액의 85%를 돌려주는 위탁판매를 권하고 있지만 대부분 급전(급하게 쓸 돈)때문에 시계를 판매하는 손님들이 많아 금액을 적게 받더라도 바로 송금되거나 현장에서 바로 받길 원한다"며 "위탁판매와 현장 매입은 10% 이상 차이나지만 10명 중 7명은 현장 매입"이라고 덧붙였다.

[르포]백 이어 시계까지 들고 전당포 찾은 명품족 중고명품 매장에 진열돼 있는 명품시계들.

매장을 총괄하고 있는 이진성(가명ㆍ34) 매니저는 "가방에 이어 시계와 주얼리 등 고가의 명품을 내놓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중고명품 매장이 블루오션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중고명품 매장 및 전당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에는 30개 이상의 중고명품 매장과 전당포가 즐비하다"고 귀띰했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 주변에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중고명품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발걸음을 옮겨 들어간 한 중고명품 매장은 은은한 실내조명과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이 마치 백화점의 명품 매장을 보는 듯 했다.


이 매장의 김정숙(가명ㆍ45) 사장은 "최근 침체된 경기 상황을 반영하듯 중고명품 매장에도 스테디셀러(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팔리는 제품) 제품이 인기"라며 " 한때는 강남ㆍ서초 등 부촌 일대에서는 롤렉스시계를 촌스럽다고 여겨져 잘 안 찾았는데, 요즘은 되팔아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들 제품을 선호한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르포]백 이어 시계까지 들고 전당포 찾은 명품족 중고명품 매장의 모습.

김 사장은 이어 "롤렉스시계 중에서도 데이저스트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몇 일전에는 결혼 예물 준비를 위해 한 커플이 찾아와 롤렉스 데이저스트 한쌍(1400만원)과 샤넬 클래식 캐비어(400만원) 등 총 2000만원어치를 구매해 갔다"며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늘면서 제품 순환률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의 순환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매출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명품을 담보로 급전을 대출해주는 이른 바 '명품 전당포'도 고개를 들고 있었다. 압구정의 'OO전당포'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곳을 들어가 봤다. 드라마나 각종 광고에서 보던 대부업체의 모습과 달리 전당포라기 보다는 일반 액세서리 가계같은 분위기다. 이곳은 명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거나 고객이 맡긴 중고명품을 위탁 판매해 주고 있다. 이 일대에만 명품매장 전당포가 20여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일한지 6개월 정도 됐다는 김성현(가명ㆍ31)씨는 "손님들이 가져온 명품의 상태나 인기도 등 감정 기준을 통해 대출 한도를 정하고 있다"며 "취급 품목에 따라 다르나 시 중 매입시세의 60∼70% 선에서 대출이 이뤄진다. 대출은 1개월 단위로 이뤄지고 2∼3% 수준의 이자가 책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방보다는 시계가 조금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며 "매장을 찾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출장매입까지 나가고 있으니 방문이 어려우면 연락을 달라"고 명함을 건냈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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