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명동에서 사라진 '전당포', 신사동에서 뜬다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명동에서 사라진 '전당포', 신사동에서 뜬다 ▲ 신사동의 한 전당포 간판
AD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얼마 필요하신데? 50만원? 에이 그 정도는 못줘요. 줄도 짧고 오래된거라… 30만원은 드리겠는데…" 서울 명동에 위치한 A전당포. 명품 시계 '오메가'를 내놓자 점주가 가격을 제시했다. 돋보기를 들이 대고 담보물을 살펴보더니 이내 다른 곳에 전화를 걸어 "여기 명동인데 오메가 어때?"라고 묻기도 한다.

인근의 또다른 B전당포.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백발이 성성한 점주가 손님을 맞았다. 시계를 보자마자 "얼마주고 샀어요 이거?"라고 묻는다. "선물로 받아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얼마 주고 샀는지, 얼마 필요한지 말 안하면 어떡해?"라며 되려 호통을 친다. 돋보기 안경으로 시계를 10분여 살펴보더니 "20만원 정도는 되겠네!"라고 말했다.


같은 시계를 들고 강남에 위치한 '××캐쉬' 간판을 단 C전당포를 찾았다. 검은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이 "뭐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라고 친절히 묻더니 시계를 가져간다. 직원은 잠시 후 오렌지주스 잔을 건네며 "얼마 필요하신데요? 80만원 정도 되겠어요"라고 전했다. 손님이 "명품 가방도 하나 있는데"라고 하자 어느 브랜드인지, 얼마 짜리인지 묻더니 "우리는 시세의 70~80%까지 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동의 D명품매매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주는 인터넷으로 물건 가격을 조회한 후 "55만원! 지금 바로 계좌로 깔끔하게 입금해 드릴게요"라고 말한다. "50만원에서 70만원 사이라고 하더니 왜 55만원 밖에 안되느냐?"고 항의하자 "고객님들은 항상 높은 가격만 생각한다니까"라며 혼잣말 하듯 웃는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돈없는 서민들의 마지막 보루'로 꼽혔던 서울 명동의 전당포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이곳의 '사채 상권' 이미지도 이제는 퇴색했다. 일본어와 중국어 간판이 즐비한 명동 일대에서 전당포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찾는 이가 줄면서 전당포도 하나둘씩 사라지고, 그나마 남아 있는 전당포들도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아 더이상 손님을 끌지 못하고 있다.


B전당포 주인 박모씨는 "올해 안에 전당포를 접을 생각"이라며 "상권 자체가 죽어 강남처럼 투자를 할 의욕도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외환위기 이후 한때 전당포 찾는 서민들이 늘었을 뿐, 신용카드 나온 이후론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반면 강남 신사동 일대 전당포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건물에는 전당서비스와 중고명품 매매를 겸업하는 업체들이 빽빽하게 들어 차 있었다. 한 건물에는 전당포 3곳과 명품 수선업체 1곳이 나란히 입주해 있었다.


이곳 전당포 관계자는 "신사동에만 전당포가 6곳, 명품샵과 겸하는 곳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업체들이 있다"며 "손님들이 업체마다 전화를 걸어 미리 대출가능한 액수를 비교해보고 오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고 전했다.


실제 이곳 중고명품 매매점과 전당포 일대에서는 명품 가방을 큰 쇼핑백에 넣고 가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명동에서 사라진 '전당포', 신사동에서 뜬다


C전당포 관계자는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 가운데 강남 사람은 40% 정도고 나머지는 인천이나 경기도, 부산 등 다양하다"며 "아무래도 압구정 인근이라는 네임밸류가 있어서 손님들이 더 많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신사동 전당포의 경우 규모도 크고 인터넷 홍보도 잘돼 있는 곳이 많다"며 "지방고객들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담보물품을 픽업해오는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예전과 달라지지 않은 점이라면 전당포를 찾는 목적이다. D전당포 관계자는 "루이비통 가방이나 다이아몬드 반지를 맡기러 오는 여성들은 대체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물건을 맡긴다"며 "젊은 세대의 경우 DSLR 카메라나 노트북을 주로 맡기는데, 워낙 소액이지만 서비스 차원에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