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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난지역과 마찬가지"..입주기업 긴급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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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정민 기자] 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은 팽팽한 긴장감을 넘어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이 북한의 개성공단 근로자 철소 조치에 따른 대책 회의를 주재하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도산', '철수', '고수' 등의 극단적인 발언이 쏟아졌다.


전날 긴박하게 소집된 이날 회의에는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모두 참석, 존폐위기 상황에 몰려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3일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금지 조치 이후 123개 입주기업 대표들이 모두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그동안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통일부와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등을 통해 단일된 목소리를 전해왔지만 개성공단 상황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대책회의를 갖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 분위기는 내내 무거웠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 "10년전 허허벌판을 오늘에까지 이뤘는데 결국 북측 근로자가 출근을 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며 "입주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며 일치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말 문을 떼자 곳곳에서 울분이 쏟아졌다.


윤성석 티에스정밀 대표는 "지금 당장 개성공단 가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정치상황에 휩쓸리지 않을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철 제이씨콤 대표도 "개성공단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며 "우리 정부가 북측에 개성공단 사업에 관한 정확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엔지 정기섭 대표는 "개성공단 내 고정자산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제품과 완제품 원부자재만이라도 가져올 수 있게 북측에 제안해야 한다"며 "북측도 그렇게 해야 남측 근로자를 인질로 잡고 있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도 "개성공단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명분이자 남북경협의 자존심이다"며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만큼은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북한과 별개 안건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난지역 선정 요청도 나왔다. 입주기업 대표가 현재 개성에 체류 중이라 대리 참석한 한 기업 임원은 "지금 개성공단은 재난상황과 마찬가지라고 한다"면서 개성공단의 재난지역으로 선정을 촉구했다.


이들이 이처럼 울분을 쏟아 낸 것은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의 유ㆍ무형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대기업 등에 물건을 납품해온 공단 내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 4억6950만 달러를 기준으로 단순 추산한다면 하루 가동 중단으로 128만달러의 생산차질을 빚게 된다. 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그동안 공단을 조성하려고 투자한 설비 비용 1조원도 고스란히 날라간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관련 입주기업 피해액만 6조원이 넘는 셈이다. 여기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5000여개 협력업체의 간접 피해액까지 포함한다면 10조원이 넘을 수 있다.


무형의 피해도 적지 않다. 개성공단은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때도 중단없이 유지되며 남북 간 긴장을 다소나마 풀어주는 완충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공단 운영이 잠정중단되거나 폐쇄되면 남북을 이어온 유일한 끈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1시간30여분동안의 난상토론 끝에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내린 결론은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해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북에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입주기업들이 직접 나서 남북을 잇는 유일한 끈이자 남북경협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인 개성공단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은 "개성공단은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라 50년 임차를 조건으로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자본과 기술이 투입된 경제특구"라며 "운영 및 존폐여부 결정에 있어 입주 중소기업들의 의견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대화를 통한 현 개성공단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구성해 북측에 파견하기를 희망한다"며 "남북한 당국도 집적 나서서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의 물고를 터달라"고 촉구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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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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