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개택 내정자 "어떤 식으로든 역할하겠다" 선제대응 의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산업은행의 STX팬오션 인수작업이 새로 출범하는 '홍기택 호(號) 산은지주'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홍기택 산은지주회장 내정자가 구상하는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내정자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STX를 포함해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대해서는 산은이 어떤 식이로든 역할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의 발언만 놓고 보면 산은은 '금융을 포함한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그는 "산은을 대형은행으로 육성하는 게 금융선진화 차원에서 의미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위기 대응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산은은 다른 정책금융기관 보다 기업금융 노하우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산은이 STX팬오션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 역시 위기에 선제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사업 포트폴리오상 필요한 것 보다 유동성 위기를 차단한다는 목적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STX팬오션은 지난달 말 인수의향서를 받는 절차를 진행했으나 관심을 표명한 주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선제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 내정자의 이 같은 방침은 박근혜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에 대해 정부가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TX팬오션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산은이 정책금융의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홍 내정자는 이와 관련해 "인수위원회 시절 이 문제를 들여다본 적이 있다"면서 "산은 회장으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인수위원으로서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금융으로 무게추가 이동함에 따라 '다이렉트'로 대표되는 소매금융은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정책금융을 강화하는 쪽으로 다시 가면 소매금융은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은지주 회장과 산업은행장을 따로 두는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홍 내정자의 실무 경험이 짧은데다 '정책금융과 소매금융을 분리해 키우자'라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경우 행장직은 별도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홍 내정자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업계 출신과)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 "전문성 여부가 중요한데 금융회사 사외이사, 운영위원 등을 참여한 경험이 있어 자신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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