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상운(울산)의 부활이 예사롭지 않다. 시즌 초반부터 절정의 기량으로 공격 포인트를 몰아치고 있다. 거듭된 부진과 '먹튀' 오명으로 얼룩졌던 2012년의 설움을 털어낸 반전이다.
한상운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5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1-2로 뒤진 후반 26분 미드필드 오른 측면에서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김치곤의 헤딩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지난달 9일 전북과의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한 이후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현재까지 1골 3어시스트로 몰리나(서울)에 이어 도움 부문 2위를 달린다.
쾌조의 상승세는 지난 시즌 부진에 비춰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한상운의 2012년은 가혹했다. 15억에 달하는 거액의 이적료와 함께 성남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16경기 출전에 남긴 성적은 1골 1도움. 초라한 공격 포인트는 물론 팀 적응마저 실패하며 극심한 내리막을 걸었다. 2009년부터 세 시즌 동안 94경기에서 19골 18도움으로 그라운드를 휘젓던 부산 시절 명성은 자취를 감췄다. 부진한 팀 성적에 특유 여린 성격까지 더해져 말수는 점점 줄었다.
극심한 마음고생을 겪던 한상운은 지난해 7월 돌연 일본 프로축구 주빌로 이와타로 발길을 돌렸다. 도망치듯 떠난 일본행. 자연스레 '먹튀'라는 낙인이 찍혔다. 결과는 역시 실패로 끝났다. 낯선 환경에 왼 허벅지 부상까지 겹쳐 6개월간 고작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절망의 순간 기회는 찾아왔다. 지난해 12월 울산에서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남다른 재능을 눈여겨봤던 김호곤 감독의 영입 의지가 작용했다.
망설임 없이 결정한 국내 무대 복귀. 한상운은 재기를 목표로 훈련에 매진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뒷받침 속에 자신감까지 소득으로 얻었다. 그는 "감독님이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경기장에서는 선후배들 모두 내 플레이에 초점을 맞춰 적응이 한결 수월하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 역시 "한상운이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면서 예전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바뀐 포지션 역시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김 감독은 최전방과 측면에 국한됐던 이전 소속팀과 달리 한상운에게 공수 전 지역을 넘나드는 '프리 롤' 임무를 부여했다. 무뎌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배려. 정교한 왼발 킥과 패싱 능력이 더해지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장신공격수' 김신욱과 찰떡 호흡은 울산의 공격력에 무게를 더한다.
한상운은 "신욱이는 워낙 기량이 좋은 공격수다. 평소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콤비플레이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며 "부산이나 성남에서는 혼자서 해결해야하는 입장이었지만 여기서는 도와주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자연스레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긍정적인 초반 행보에 한결 밝아진 표정. 그러면서도 경계심은 늦추지 않는다. 한상운은 "지난해 겪었던 마음고생을 완벽하게 털어내진 못했다"면서 "초반 몇 경기에서 반짝하는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올 시즌 목표는 K리그 클래식과 FA컵 우승이다. 아직 프로에서 정상에 서 본 경험이 없다. 바라보는 목표를 달성해야 비로소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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