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민원 줄이기 시동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앞으로 보험사들은 매 분기별로 민원감축계획을 수립하고 보험금 미지급 사례에 대한 자체 전수조사를 실시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민원 감축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40개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사 CEO들을 소집했다. 김수봉 부원장보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민원이 줄어드는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때까지 검사역량을 집중한다'는 감축의지를 전달한데 이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민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과거 민원발생 원인을 분석해 향후 2년간 계획을 세우는 한편 이행 실적을 매 분기마다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계획에는 민원처리 과정 보완, 자체감사 및 내부통제 강화방안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행 실적이 부진할 경우 CEO면담은 물론, 현장검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보험민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보험금 미지급에 대해서는 완전히 뿌리를 뽑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일본 금융청의 보험금 미지급 점검사례를 벤치마킹해 점검항목을 분기별로 1~2개씩 선정하고, 이를 보험사 감사조직이 전수조사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보험금 미지급 사례가 확인되면 재발 방지대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금감원에 보고토록 했다.
금감원은 특히 향후 검사에서 같은 유형의 사례가 또다시 적발될 경우 경영진과 감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강도가 상당히 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만큼 금감원의 의지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지난해에 이어 최근 보험신뢰도 제고 TF를 재가동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취임사 뿐 아니라 회의석상에서 보험민원을 반드시 줄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최 원장은 올 초 일본 출장 중 현지의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한해 20만건에서 2000건으로 100분의1로 줄어들었다는 얘기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은 다음주 일부 직원들을 일본으로 보내 현장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김수봉 부원장보는 "보험민원이 전체의 과반을 넘고 증가속도도 매우 빠르다"면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민원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오는 9일 민원감축 TF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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