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러시아에서 항공연료에 중독된 큰곰이 갖은 횡포를 일삼는 등 현지인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18일 영국 미러는 러시아 동쪽 캄차카 반도의 크로노츠키 자연보호지역에 서식하는 큰곰들이 등유, 가솔린 등이 담긴 연료에 중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큰곰을 유혹하는 것은 자연보호지역의 전력생산과 헬리콥터 운용을 위해 쌓아둔 연료 드럼통이다.
곰들은 연료 냄새만 맡으면 재빨리 드럼통에 다가가 주입구에 코를 갖다 댄다. 독한 기름 냄새에 취한 곰들은 사지를 뻗으며 드러눕게 된다.
7개월간 큰곰의 생태를 관찰해 온 사진기자 이고르 스필레노크는 연료에 중독된 곰들이 이륙 직전의 헬리콥터에서 떨어지는 몇 방울의 기름을 핥아먹으려고 접근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헬리콥터로 실어온 연료를 보관소로 옮기기 전 '수젬카'라는 암컷 곰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던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크로노츠키 자연보호지역에는 약 700여마리의 큰곰이 서식하고 있다. 이 지역 큰곰은 다른 지역에 사는 큰곰보다 덩치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른 곰의 경우 몸무게가 1200파운드(544㎏)에 이른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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