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중미지역 최대 은행과 '전대금융' 계약을 체결, 수출기업에 대한 우회적인 금융지원에 나섰다.
수은은 18일 파나마에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과 5000만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계약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대금융이란 '빌린 돈을 다시 남에게 꿔주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즉 수은이 외국 현지은행과 신용공여한도계약을 체결하고 자금을 빌려주면, 현지은행은 이를 활용해 다시 한국 물품을 수입하려는 현지기업에게 이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해외지점이 없는 수은이 해외 현지은행을 지점처럼 활용하면 한국 기업의 수출 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54차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김용환 수은 행장은 이날 닉 리쉬비쓰 CABEI 총재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CABEI는 중미지역 최대 다자개발은행으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등 역내 5개국과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스페인, 타이완 등 역외 7개국 포함 총 12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있다.
수은과 CABEI간 계약은 코스타리카 등 중미지역 7개국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와 현지 사업 진출 활성화를 위해 체결됐다. 중미지역으로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는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대금회수에 대한 위험 없이 수출과 동시에 대금을 수은이 직접 지급해 수출거래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김 행장은 이날 서명식 직후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CABEI와의 전대금융 계약을 통해 중미 지역 수출에 어려움을 겪던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보다 쉽게 해당지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이날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IDB 총재와도 만나 양 기관간의 보다 긴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양측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수출금융을 통해 각각 개도국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지원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은 오는 10월 개최되는 수은-IDB 정례협의회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양 기관은 대외경제협력기금을 이용해 한국기업들이 중남미 지역에 보다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EDCF-IDB간 양해각서(MOU)'도 연내 체결한다는데 합의했다. 아울러 수은과 IDB는 한국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인 KSP(Knowledge Sharing Program)를 중남미 지역에 전파하기 위한 '공동 컨설팅 프로그램'도 확대키로 합의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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