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박근혜 정부 첫 국세청장에 김덕중 현 중부지방국세청장이 15일 내정됐다. 외부 기용설과 내부의 유력 후보를 누르고 김 내정자가 신임 국세청장에 내정된 데 대해 직원들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국세청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지하경제 양성화'와 어수선한 조직을 재정비 해 나가는 일인 만큼 '덕장(德將) 스타일'의 김 내정자가 적임자라는 것이 국세청 직원들의 평가다.
현 상황에서 신임 국세청장이 풀어 나가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우선 새 정부의 국정 과제이자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에 앞장서야 한다. 새 정부의 복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선 향후 5년간 135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하나 올해부터 세수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새 국세청장의 조건으로 무엇보다 전문성이 우선시 됐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부 출신을 국세청장으로 발탁한 이유 또한 무엇보다 복지공약 실현을 위한 추가적인 세수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 역시 이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국세청장에 내정된 직후 "경제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새 정부의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된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새정부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국세수입 확보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에 지나친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내정자는 어수선한 내부의 조직을 재정비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최근 국세청은 직원들의 비리 사건으로 연일 시끄러웠다. 국세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이 사상 처음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데 이어 세무조사팀 전원이 뇌물수수에 연루돼 이 중 일부가 구속되는 등 연일 직원들의 비리로 '집안 꼴'이 말이 아니다. 때문에 신임 국세청장에는 외부 출신이 기용돼 소방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과 함께 내부 직원의 청장 승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었다.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2만명에 달하는 국세공무원을 컨트롤 하기 위해 김 내정자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 또한 관심사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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