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12일 2013년 봄 노사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요구했던 일시금(상여금) 인상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자제품업체 히타치도 일시금 인상을 결정, 유통업체에서 시작된 임금인상 물결이 제조업으로 퍼져가고 있다.
도요타는 노조가 요구했던 정기 승급분 인상과 5개월 분의 일시금 지급을 모두 받아들이고 이를 13일 조합에 정식 통보하기로 했다. 지난 타결액보다 27만엔 늘었다.
도요타는 이로써 3년 연속 일시금 지급 요구를 전액 받아들인다. 정기승급분 인상을 포함하면 직원들의 연봉은 약 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도요타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단체(자회사를 제외한 도요타 일본 본사) 영업손익이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임금 인상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의 임금인상과 함께 마쓰다를 제외한 일본 자동차 대기업 모두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방침이다. 닛산 자동차와 혼다, 후지중공업 3사는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는 노조의 일시금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자전기업계에서는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 NEC, 샤프가 호봉 정기 승급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히타치는 정보 통신 사업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임금인상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에 기업들이 화답하는 형국이다. 엔화약세 속에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의 압박에 기업들이 눈치를 보는 것도 임금인상의 원인이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새 정권이 고조시킨 임금인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순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됨에도 임금인상에 들어갔다.
유통업체에 이어 제조업체들도 임금인상에 동참하면서 당분간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경제 정책도 순풍이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다만 일시적인 실적 회복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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