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일본이 3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 진출했다.
일본은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대회 2라운드 1조 승자전에서 홈런 6개를 몰아친 타선 폭발에 힘입어 16-4 콜드게임(10점 이상 득점 차) 승리를 거뒀다. 앞선 대만전에서도 4-3 승리를 챙긴 일본은 이로써 가장 먼저 준결승에 안착, 대회 3연패를 노려보게 됐다. 반면 네덜란드는 준결승 진출을 놓고 패자부활전에서 대만을 14-0으로 꺾은 쿠바와 11일 진검승부를 벌인다.
승부는 침묵했던 일본 타선의 폭발과 함께 일찌감치 기울어졌다. 1회 도리타니 다카시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일본은 2회 홈런 두 방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마쓰다 노부히로와 우치카와 세이이치가 각각 투런포와 쓰리런을 작렬했다. 한 번 폭발한 화력은 이후에도 멈출 줄을 몰랐다. 3회 이나바 아쓰노리가 솔로 홈런을 때렸고 4회 이토이 요시오가 우월 스리런을 터뜨렸다. 6회 마쓰다의 적시 2루타까지 터지며 일본은 6회초까지 12-0으로 앞섰다.
네덜란드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이어진 6회말 2사 만루에서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이 3타점 2루타를 때리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앤드류 존슨도 적시타로 힘을 보탰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했다. 이어진 7회 수비에서 얻은 점수 4점을 한 방에 잃었다. 교체돼 마운드에 오른 베리 반 드리엘이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추격 의지를 잃은 네덜란드는 그대로 콜드게임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타선에서 사카모토가 일등공신이었다면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마에다 겐타였다. 놀라운 제구력을 앞세워 5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내준 안타는 단 한 개. 반면 삼진은 9개나 솎아냈다.
한편 일본은 네덜란드-쿠바전의 승자와 12일 1조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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