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변이 속출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에이스 R.A 디키를 내세웠지만 멕시코에 발목을 잡혔다.
멕시코는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과 WBC 1라운드 D조 두 번째 경기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전날 이탈리아에 5-6으로 패한 멕시코는 이로써 1승 1패를 기록, 1라운드 탈락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반면 미국은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멕시코 타선 앞에서 지난 시즌 사이영상의 기세는 와르르 무너졌다. 디키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특히 주 무기인 너클볼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 상대의 눈을 현혹시키기 부족했다. 통과하는 공도 자주 가운데로 몰렸다. 힘없이 날아오는 공을 멕시코 타자들은 배팅 볼 때리듯 힘 있게 잡아당겼다. 1회부터 그랬다. 에두아르도 아레돈도와 라미로 페냐의 연속 안타로 무사 2, 3루를 만든 뒤 루이스 크루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내야땅볼로 한 점을 더 보탠 멕시코는 3회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렸다. 곤잘레스가 디키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미국은 4회 2사 1, 2루에서 데이비드 라이트의 우전 적시타를 때려 한 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5회 크루스에게 희생플라이를 얻어맞았고 이후 한 점을 뽑는데 그치며 무릎을 꿇었다.
4번 타자 곤잘레스는 2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3볼넷으로 멕시코 타선을 이끌었다. 아레돈도(3안타)와 호르헤 칸투(2안타)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마운드에선 선발로 출격한 요바니 가야르도의 호투가 돋보였다. 디키와 맞대결 부담을 딛고 3.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바통을 넘겨받은 루이스 멘도자, 올리버 페레즈, 보세 코보스, 오스카 비야레알, 세르지오 로모 등도 무실점으로 미국 타선을 농락했다. 반면 미국의 선발투수 디키는 4이닝 동안 홈런 포함 6안타를 얻어맞으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마이크 스탠튼, 애덤 존스, 조나단 아렌시비아으로 구성된 하위 타선도 한 개의 안타도 때리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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