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르면 4월에 복귀전을 치를 수 있다. 10골 이상을 기대한다."
'풍운아' 이천수가 마침내 긴 방황을 끝내고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재기를 노린다. 이천수는 27일 인천시청 1층 로비에서 입단식을 갖고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 8월 전남을 떠난 뒤 2년 8개월여 만의 K리그 클래식 복귀. 당시 이천수는 코치진과의 불협화음 끝에 물리적으로 충돌한 뒤 선수단을 무단이탈했고, 전남은 '괘씸죄'를 적용한 임의탈퇴로 그의 국내 선수 생활을 막았다.
이후 이천수는 사우디 아라비아·일본 J리그를 거친 뒤 지난해부터 무적 선수 신분으로 지냈다. 국내 복귀를 원해지만 전남의 태도는 완고했다. 공개사과와 진정성 논란 등 우여곡절을 거쳤다. 결국 전남은 21일 그의 임의탈퇴를 풀어줬고 이천수는 '고향팀' 인천으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이제 관심은 활약 여부로 옮겨간다. 그의 기량과 수준 자체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인천에는 '덕장'으로 통하는 김봉길 감독과 과거 대표팀 동료인 설기현과 김남일이 뛰고 있다. 기댈만한 지도자와 선배가 있다는 점은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담보한다. 팀 적응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다.
문제는 서른둘의 적잖은 나이에 1년 넘게 '개점휴업'했다는 점. 실전 감각이나 몸상태 모두 당장 경기를 뛰기엔 무리가 있다. 김봉길 감독은 "빠르면 4월 쯤 복귀전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킥만큼은 여전히 예리하다"라며 "10골 이상을 기대하는 이유"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이천수 역시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인간적으로도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천수는 과거 그라운드 안팎에서 잦은 돌출행동으로 비난을 받았다. 그의 복귀에 대한 싸늘한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고 있다. 그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부분"이라며 "비판이 환영으로 바뀌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배에게 인정받고 후배에게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며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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