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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 결혼식이라더니…'웨딩푸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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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체험해보니.."업체들 일생에 한번 강조하며 과소비 조장"

2천만원 결혼식이라더니…'웨딩푸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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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결혼을 하려면 돈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주 많이' 들었다. 결혼과 동시에 빚쟁이가 되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웨딩푸어', '허니문푸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결혼적령기 직장인의 54%가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연기했다고 답했다. 다행히 본인은 올 봄 결혼을 연기하는 불상사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여러 차례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웨딩푸어'족에 합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왜 결혼을 하는 데 돈이 많이 들까'하는 궁금증은 결혼을 준비하면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예상치도 못한 비용이 부지불식간에 나타나 지갑을 열게 하기 때문이다.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니 '예단 3총사(이불·반상기·수저세트)'니 하는 '전문' 웨딩 용어들도 이참에 알게 됐다. 웨딩업체들은 결혼이 일생에 한 번 있는 일임을 강조하면서 과소비를 조장하는데 예비 신랑신부들은 이것을 당해내기 쉽지 않았다.


우선 가장 중요한 예식장부터 둘러보자. 예식장은 호텔이냐 전문예식장이냐, 또 한식을 하느냐 뷔페를 하느냐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저렴하면서도, 음식도 잘 나오고, 예식홀도 세련된 그런 예식장은 세상에 없다. 몇 가지를 포기하고 가격대가 맞는 예식장을 찾던 중 A예식장은 "4~5월은 성수기이니 식대를 더 받는다"고 말했고, 또 B예식장은 "최소 보증인원 400명을 채우지 못하면 황금시간대인 12~2시대를 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C예식장은 4~5월, 9~10월에는 한정식 식대 비용을 4만2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려받아 신혼부부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스드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공산품처럼 가격표가 매겨져있지 않다보니 자칫 바가지를 쓰기 쉬운 것도 이 부분이다. 우선 스드메 예산으로 250만원을 잡아보았다. 최대한 저렴한 것으로 골라서 50만원을 남길 생각도 했지만 결과는 거진 100만원이 더 들었다. 기자도 여자인지라 드레스를 고르는 과정에서 자꾸 좋은 것을 보여주니 욕심이 생겨 50만원이 추가됐다. 거기에 스튜디오에서는 촬영 원본 CD를 주겠다며 35만원을 더 요구했고, 촬영 당일날 도와주는 '이모님'의 수고비로 15만원이 또 들었다.


실제로 결혼 준비 과정에서 비용이 예산을 초과하게 되는 부분은 이 '옵션' 때문이다. 사진을 보정을 하느냐 안하느냐, 앨범을 20장으로 하느냐 30장으로 하는냐, 예식장 꽃장식을 생화로 하느냐 조화로 하느냐 등 업체들은 끊임없이 더 좋은 옵션을 내놓고, '결혼이 처음인' 신혼부부들은 웬만큼 중심을 잡고 있지 않으면 휘둘리기 딱 좋다. 또 결혼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로 여기는 인식도 있어 무조건 '저렴한 것'만 고집하기도 힘들었다.


지난해 결혼한 한 지인은 "예산으로 2000만원을 계획했지만 700만원이 추가됐다. 결혼식에 투입된 대출금을 아직도 갚고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스튜디오 촬영과 예식장 식대 비용이 가장 아깝다"고 하소연했다. 또 한 지인은 "결혼 준비과정에서 쓰는 돈 중에 실속없는 게 많다. 한복도 빌려 입으려 했지만 어른들이 맞추라고 하는 바람에 70만원이나 주고 장만했지만 결혼식 이후에 한 번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업계에서 최소한의 표준 가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다. 공공기관 결혼식을 도와주고 있는 시민단체 그린웨딩포럼의 이광렬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결혼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제시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예식비용의 적정선이 얼마냐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제대로 얘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달라는 대로 주고 있다. 예식비용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료결혼식추진운동본의 김진준 사무국장은 "'자기만족'이 아니라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결혼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비싼 웨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져서인지 무료웨딩, 저렴한 예식 등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웨딩푸어족이 양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비용 예식구조, 고비용 혼례 분위기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 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내 결혼문화연구소 조사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평균 결혼에 쓰이는 비용은 2억808만원으로, 이중 결혼식 비용이 1722만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서도 미혼 직장인들이 결혼 비용으로 예상하고 있는 금액은 '2억66만원'으로, 이중 96.7%가 '결혼 준비를 하면서 금전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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