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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 재선거냐 좌우 대연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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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연합, 상·하원에서 우파연합에 근소한 차로 앞서
좌파, 상원 과반확보 실패..민주당+오성운동 연정 가능성


이탈리아 총선, 재선거냐 좌우 대연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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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24~25일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 결과, 최악의 경우 이탈리아가 지난해 그리스 꼴이 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결과 좌파와 우파의 득표율이 비슷한 비율로 나뉘면서 연정 구성이 힘들어 지난해 그리스처럼 재선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재선거가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만큼 좌우 대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좌우 대연정이 이뤄질 경우 1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당이 아닌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5성운동과 연정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좌파 연합은 상원과 하원 득표율에서 모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에 앞섰다.

이탈리아 내무부가 집계한 득표율 결과에 따르면 좌파 연합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1.6%의 29.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파연합과의 득표율 차이는 미미해 불과 0.9%포인트, 0.4%포인트씩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릴로가 이끄는 5성연합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23.8%, 25.5%의 득표율을 기록해 확실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 진영의 지지율은 상원 9.1%, 하원 10.6%에 그쳤다. 그동안 몬티 총리가 취해왔던 강한 긴축 정책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탈리아는 상원 315석과 하원 630석으로 구성돼 있다. 하원은 전국 득표에서 1위에서 차지한 정당이 전체 의석의 54%를 자동으로 가져간다. 이에 따라 하원은 좌파연합의 차지가 됐다.


하지만 상원은 각 주에서 1위를 차지한 정당이 그 주에 배당된 의석의 54%를 가져간다. 특정 정당이 전국 득표율에서 뒤져도 롬바르디아·라치오·시칠리아 등 상원 의석 수가 많이 배정된 주에서 승리하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좌파 연합은 상원에서 123석의 의석을 차지해 118석이 예상되는 베를루스코니의 우파 연합에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과반인 158석에는 크게 부족한 만큼 연정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의 상원 의석 수는 19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이 가장 원하는 민주당과 중도 연합의 연정 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 따라 좌파 연합이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르사니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부 구성 시도는 자신의 좌파연합 동료들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함께 좌파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사회생태자유당의 니치 벤돌라 대표가 전날 오성운동측과의 대화도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오성운동은 상원에서 5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좌파연합과 안정적으로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수 있다. 다만 오성운동 역시 반긴축과 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고 있어 그동안 몬티 총리가 추진해왔던 긴축 정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EU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탈리아 총선 결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이날 유로화는 급락했다. 유로는 엔에 대해 4% 가량 급락하며 유로·엔 환율이 유로당 124엔선에서 119엔선으로 단숨에 밀렸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서도 1% 이상 하락했다.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장중 최고 4.01%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장 후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전일 대비 0.73%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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