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착한기변' 정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착한기변'은 SK텔레콤 고객이 휴대폰을 바꿀 때 보조금 27만원을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그간 이통사들이 등한시했던 장기고객을 우대하는 정책으로 영업정지 기간에 가입자 이탈을 막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이어진 영업정지 기간 동안 SK텔레콤을 빠져나간 이용자는 총 34만명이다. 그러나 기기변경 가입자는 50만명에 이르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착한기변 정책이 없었다면 50만명까지 번호이동을 경쟁사에 빼앗길 뻔 했다"며 "착한기변 정책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우량고객도 늘린만큼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영업정지에서 본 손실을 앞으로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둘 다 이용해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집토끼도 지키면서 산토끼도 잡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조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번호이동 보조금은 늘 과열 상태인데다가 여기에 기기변경 보조금까지 높아지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SK텔레콤이 이런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하면 KT와 LG유플러스도 어떤 식으로든 보조금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단 우려도 있다.
한편 KT는 22일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통큰기변' 정책을 선보였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아이폰5 등 3가지 모델에 대해 적용되며 고객이 선택하는 요금제에 따라 LTE 620 이상 요금제에 가입시 27만원, LTE 520, 550은 20만원, LTE 340, 420은 10만원의 단말 할인 혜택을 24개월로 나누어 제공해준다. 다만 3월 13일 영업정지가 끝나는 날 이 정책도 종료된다.
이미 영업정지가 끝난 LG유플러스는 특별한 이름의 기변 정책은 없지만 SK텔레콤과 KT가 기기변경 고객에게 지급하는 수준과 비슷한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로 인해 오히려 이통사들이 장기가입자 혜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서로 뺏고 뺏기기만 하는 통신시장에 변화를 일으킨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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