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업정지 맞는 KT도 '통큰기변' 실시..방통위 "기변 보조금도 단속 대상"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영업정지 위기의 해법으로 '기변(기기변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변 혜택을 확대해 영업정지 기간 이탈자를 막겠다는 속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LG전자의 신제품 '옵티머스G 프로'를 '착한기변' 품목에 포함하고 장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기변경시 최대 27만원의 단말기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최신 스마트폰인 팬택의 '베가 넘버6'가 출시되기 무섭게 착한기변 대상에 넣은 데 이어 기기변경 가입자를 잡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달은 단말기 값을 일시불로 선할인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어 이번달 가입자 이탈을 최대한 막겠다는 구상이다. 3월부터는 기존의 착한기변 할인금액을 24개월로 나눠서 깎아준다.
그러나 기변 가입자에게 주는 혜택도 보조금 상한선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 착한기변 할인금에 더해 휴대폰 판매처에서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보조금까지 더해지면서 100만원에 가까운 고가 스마트폰이 할부원금 50~60만원대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초 영업정지 조치는 시장과열을 막기 위해 실시됐지만 이용자 입장에선 최신 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둔갑하면서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 가입자는 "착한기변 대상 가입자로 선정됐다는 공지를 보고 이틈에 휴대폰을 교체해볼까 생각 중"이라며 "기기변경 가입자에게 줬던 보조금 혜택이 기존보다 커져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고 말했다.
영업정지 마지막 주자인 KT는 22일부터 18개월 이상 장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기변경 시 최대 27만원을 24개월로 나눠 할인해주는 '통큰 기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그러나 월 이용료 4만원 이상의 우량고객에겐 단말기 값에서 4~15만원을 추가로 깎아줘 이미 이통사 보조금 상한선을 넘었다.
여기에 LTE62 요금제 이상 가입 시 공짜 영화표까지 증정될 예정이다. 또 통상 휴대폰을 24개월~36개월 할부로 구입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단말기 할부금이 남은 가입자들도 기기변경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커 과다 보조금을 이용해 단기간에 이통사를 옮기는 '메뚜기족'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기기변경 고객에 많은 보조금을 들이지 않았던 이통사들이 영업중단을 맞으면서 기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가격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도 보조금 지급 초과, 이용자 차별 등 위법성이 발견되면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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