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싱 등 사기 수법 기승..대책 마련 나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SK텔레콤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소액결제 사기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르면 오는 3월 강화된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도 모르게 소액결제가 이뤄지는 문제를 차단한다는 복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모바일에서 진행되는 소액결제에 적용할 수 있는 본인인증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며 3월에 실제 시스템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이번에 내놓는 방식은 모바일에서 소액결제를 할 때 사용자에게 부여된 고유한 식별코드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 대체 본인인증 수단으로 사용되는 '아이핀'과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소액결제가 이뤄질 때 사용자 본인만 알고 있는 식별코드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된다. 또한 이 같은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즉시 폐기하고 새로 발급 받을 수 있다. 본인의 스마트폰에서 클릭 몇 번으로 결제가 되거나 결제대행 업체에서 보내는 인증번호만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존의 시스템이 대폭 보완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이 모바일 소액결제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최근 소액결제로 인한 피해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스템은 스마트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악성코드가 설치되면 사용자 본인도 모르게 소액결제가 진행될 수 있는 허점이 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 등을 알아내는 사기 수법 '스미싱'이 대표적이다. 사용자들이 자칫 잘못하면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기술이 적용되면 스마트폰의 정보만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것이 불가능해 이 같은 피해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SK텔레콤은 이와 별도로 소액결제 사기에서 자주 사용되는 주요 게임 사이트 등에서는 시간을 두고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강화된 본인인증 수단을 뚫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하더라고 사용자가 인지하는 즉시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스미싱 등 사기수법에 따른 불법적인 결제 요청이 확인되면 이를 취소해주는 방안도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소액결제 차단이나 한도 제한 정도만 제공해 왔지만 점차 사기 수법이 교묘해지고 고객 피해가 늘어나면서 대책을 강구하게 된 것"이라며 "통신사 차원의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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