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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회생안 인가되기까지…숨막혔던 4시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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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들 "담보-무담보 차별 말라" 목소리 높여

웅진 회생안 인가되기까지…숨막혔던 4시간 반 관계인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채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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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저는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가 법정관리인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도낸 회사 대표가 다시 관리인을 맡으면 새로운 변화가 있겠습니까?"
"옳소!"

단상에 오른 웅진홀딩스 채권자의 말에 여기저기서 동의의 목소리가 나왔다. 몇몇 채권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판사가 '계속 박수를 치면 정회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다시 장내는 조용해졌지만, 분위기는 이미 흉흉해진 뒤였다.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파산법정에서 열린 웅진홀딩스 관계인 집회의 한 장면이다.


이날 집회는 법원이 회사와 채권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회생채권자 89.6%, 회생담보권자 86.4%의 압도적인 찬성률이었다. 하지만 회생안 승인에 이르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관계인집회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제3별관 파산법정 앞은 확인증을 받으려는 채권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채권자 확인은 물론 200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집을 받아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넓은 파산법정 안은 사람들로 꽉 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통로에 의자를 놓고 앉거나 뒤에 서서 진지하게 판사의 말을 경청했다. 미처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파산법정 바깥에 자리를 마련, TV로 발표자료를 중계했다.


이날 관계인집회는 여타의 것과 달리 빠른 회생계획안 실행을 위해 1,2,3차를 하루에 몰아 진행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관리인과 채권단이 준비해 온 보고서를 읽는 1차 집회는 20분만에 종료됐지만, 곧이어 시작된 2차 집회에서 이해관계인 진술 차례가 닥치자 집회가 늘어지기 시작했다.


한 소액채권자는 "회생안이 소액채권자와 무담보채권자를 (담보채권자에 비교해)차별하고 있다"며 "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많은데 무담보채권자와 담보채권자를 차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담보채권자의 경우 내달부터 100% 현금상환하지만, 무담보의 경우 연말까지 50%를 우선 상환해주기로 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웅진케미칼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한 회사 대표는 "100여명 직원들에게 봉급도 못 주고 있다"며 "우리 채권이 왜 공인채권에 포함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을 회생전문가라고 밝힌 채권자는 "이번 회생계획안은 형평성의 원칙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미확정채무 60억원, 보증채무 80억원을 신고했는데 주채무는 무시하고 보증채무만 리스트에 기재되어 있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회생계획안을 수정해서 다시 논의하자'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채권자도 나왔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한 채권자는 "채권자들의 심정은 알겠지만 빨리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어야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지금 연기되면 변제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연 진행되던 집회는 3차에 들어서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판사는 2400여명에 달하는 채권자와 대리인들에게 찬반을 물어 가결 여부를 결정했다. 웅진 측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군인공제회가 반대했고, KT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일부 채권자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대부분이 찬성에 손을 들었다.


결국 이날 오후 2시 20분께 가결과 함께 웅진홀딩스 회생계획안 인가가 확정됐다. 장장 4시간 30여분에 걸친 '마라톤 집회'의 결과였다.


집회가 끝나고 관리인석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신광수 웅진홀딩스 사장을 만났다. '투자자들께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이던 5개월 전과는 달리 한결 밝아진 얼굴이었다. 신 사장은 "그동안 채권자들에게 심려를 많이 끼쳐드렸다"며 "인가된 회생계획안을 최대한 착실히 이행, 조기변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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