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핫이슈...사측 "일반인에 재발급 검토"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소주병 위에 맥주병 입구가 딱 맞도록 조심히 세운다. 곧이어 두 개의 병 사이로 이동하는 기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약 7분 간 시간이 흐르면 기포가 사라지고 완벽한 소맥을 마실 수 있다. 일명 '모래시계주'.
#. 맥주잔에 맥주를 2분의 1 정도 따르고 빈 소주잔을 띄운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천천히 소주잔에 소주를 붓는다. 소주잔을 침몰시킨 사람이 '원샷'! 바로 '타이타닉주'.
하이트진로 영업사원들은 위와 같은 소맥 레시피와 함께 '자격증'을 발급 받는다. 술 자리에서 이 레시피와 자격증은 인기만점이다. 술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은 영업사원의 신들린 듯한 제조 기술을 넋놓고 바라본다.
칵테일 조주사, 소믈리에 자격증에 이어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의미하는 '소맥' 자격증이 화제다. 하이트진로가 펀(Fun)마케팅 일환으로 진행한 '쏘맥자격증'이 가수 싸이가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쏘맥자격증은 지난해 1월 첫 출시돼 현재까지 3만5000장이 발급됐다.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하이트진로는 현재 중단됐던 카드 발급 재발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마치 주민등록증처럼 생긴 쏘맥자격증은 반명함판 사진과 함께 발행기관, 발행일자 등이 적혀 있다. '쏘맥자격증을 취득하였음을 증명함'이란 문구는 제대로 된 자격증의 느낌이 난다.
쏘맥자격증은 소량주문생산이기 때문에 일반 신용카드보다 3배 비싼 3000원의 재료비가 든다. 출시 초기에는 하이트진로 페이스북의 퀴즈를 푼 사람들과 소맥레시피 공모전에 당선된 사람들, 파워블로거,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자격증이 발급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카드 디자인에 펄이 들어가고 은색 글자가 반짝이는 플래티넘 카드도 출시해 일반카드와 함께 선보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재미있는 술자리 문화를 만들어보기 위해 처음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현재 일반인을 상대로 한 자격증 발급은 중단됐지만 관련 요청이 계속 들어와 차후에 발급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는 달라진 주류문화와 관련이 깊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서울과 부산 지역 20~30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평소 음주시 '소맥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84.5%를 차지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폭탄주가 더 이상 중년 직장 남성들의 문화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은 목 넘김이 부드럽고 제조과정이 재밌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원하는 도수로 맞춰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여성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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