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기 신임 이노비즈협회장은 이렇게 주문했다
-중소기업 인력 빼가는 대기업에 이적료 부과? "실효성 없어"
-신규일자리 4만개 창출 목표…여성기업인 활동 적극 도울 것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대기업이 중소기업 인력을 빼갈 때 프로 스포츠선수처럼 이적료를 받자는 주장은 또 다른 변칙일 뿐 해결책은 아닙니다."
20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취임식을 갖고 2년 임기를 시작한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신임 회장(여의시스템 대표)은 "작은 변화가 모여 세상이 변하듯 정부를 향해 모범 답안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 정부가 중소기업의 기술인력을 빼가는 대기업에 교육훈련분담금을 가중 부과하는 등의 인력난 해소책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실효성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대신 우수 연구인력이 대기업으로 몰리는 '인력 왜곡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국책 연구기관과 중소기업간 연결고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책 연구기관의 우수 연구인력을 중소기업에 파견해 사업화 단계까지 지원해주자는 게 골자다.
성 회장은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중소기업 대졸 초임 연봉(2만3000~4000달러)이 1인당 국민총소득 보다 높은 국가는 우리밖에 없어도 우수 인력은 중소기업을 외면한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국책 연구기관들이 중소기업에 인력을 지원하고 프로젝트 성공시 매출이 발생하면 연구원들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일부 혜택을 돌려주는 등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협회 위상도 재정립할 생각이다. 정부의 외침대로 글로벌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노비즈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실제 지난 13년간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이노비즈 기업은 419개로 전체(3605개)의 12%에 달한다. 최근 3년간 이노비즈 기업 중 매출(종사자수)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고성장기업군(4250개)도 25%나 된다. 또 2011년 기준 평균 43.2명을 고용해 중소제조업 평균(18.6명) 보다 많았다.
그는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노비즈 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며 "항상 도전해야 한다는 이노비즈의 숙명을 재인식시키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회원사간 소통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른바 '따뜻한 이노비즈협회 만들기'다. 그는 "그동안 협회가 정책적인 조율을 통해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지만 회원사를 한 데 아우르는 따뜻함이 부족했다"면서 "기술과 신뢰가 뒷받침돼야 융합이 되는 만큼 회원사간 소통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4만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기존 1사1인(1社1人) 채용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고 청년·중견·시니어의 연령별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통해서다. 협회는 2010년 민간기관 최초로 일자리지원센터를 설립한 이래 9만6000개 가량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성 회장은 여성 기업인의 활동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협회 내 여성특별위원회에 활발히 참석하는 여성 이노비즈 기업인은 50~70명으로 전체(800명)의 10%도 채 안 된다. 그는 "여성 기업인이 갖고 있는 특유의 DNA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임기 2년 내 여특위 참석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려 여성 기업인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노비즈협회는 혁신형 중소기업 대표 단체로 지난해 말 기준 1만6243개의 인증 기업과 8187개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협회는 올해 ▲이노비즈기업 지속성장 위한 혁신역량 강화 ▲양질의 회원서비스 기반조성 ▲대표 중기단체 발돋움 위한 역량 강화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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