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은 실무진.비서진은 측근....박 당성인 친정체제 예고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연이어 발표된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ㆍ청와대 인선안을 보면 '책임 내각제' 대신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의 직할 체제로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초대 내각은 전문가 위주의 실무형으로 구성된 반면 청와대 비서진은 박 당선인을 대선ㆍ인수위때부터 보좌해 온 핵심 측근들이 대거 등용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은 18일 오전 허태열 전 국회의원을 새 정부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하는 등 청와대 인선안을 발표했다. 박 당선인은 또 유민봉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를 국정기획수석에 내정했다. 또 곽상도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민정 수석에, 이남기 현 SBS미디어 홀딩스 사장을 홍보 수석에 각각 임명했다.
허 비서실장 내정자는 16, 17, 18대 국회의원을 한 친박계 핵심 측근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행정고시 합격 후 충북도지사 등을 역임한 행정 경험에다 정무 경험까지 갖춰 청와대, 행정부, 국회간 조율의 적임자라는 평이다. 유민봉 국정기획 수석 내정자도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여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 계획ㆍ국정 운영 기조 설정에 큰 역할을 한 핵심 참모다.
이미 발표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도 박 당선인이 대선 때부터 중용한 측근으로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를 추천하는 등 최근들어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강석훈ㆍ안종범 의원 등 주요 측근들도 남은 경제 수석ㆍ고용복지 수석 등으로 청와대에 입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당선인이 지난 17일 발표한 초대 내각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일부를 제외하면 '실세'와는 거리가 먼 '실무형'이다. 총 17개 부처 장관 내정자중 관료 출신 8명, 교수ㆍ연구원 등 학자 출신 5명 등 대부분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사들이 중용됐다. 특히 박 당선인이 대선 전후로 강조했던 '컨트롤 타워'급 부처인 경제부총리ㆍ미래창조과학부 장관들도 중량감ㆍ정치적 영향력 등이 약한 관료ㆍ현장 CEO 출신으로 구성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경우 경제기획원 국장 출신이긴 하지만, 장ㆍ차관을 역임한 적이 없어 부처간 이해 관계를 조절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무게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도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CEO이긴 하지만 주 업무 분야가 될 신성장동력산업 육성ㆍ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한 정책적 식견ㆍ비전 제시 능력이 검증된 적은 없다. 특히 한국어로는 의사소통이 힘들 정도로 우리 문화ㆍ산업 현장에 문외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당 등에선 박 당선인의 초대 내각과 청와대 인선이 대선 공약인 '책임 내각제'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근거한 강한 청와대, 실무형 위주의 약한 내각인 '강청 약내'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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