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비경제활동인구 1697만
높아진 대학진학률·여성 경력단절·연초 졸업 시즌도 한 몫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지난달 대졸 이상 학력의 비경제활동인구가 300만명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학진학률이 2000년대 들어 크게 오른 것을 감안하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쉬고있거나 아예 구직을 단념한 '20, 30대 고학력 백수'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14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대졸(대학졸업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304만1000명으로 1999년 6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비경제활동인구 전체의 18%에 달했다. 전문대 졸업자는 103만2000명, 4년제 대학교 졸업자는 20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매년 2~8%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집계 초기만해도 149만명이었지만 2003년 8월(205만1000명) 200만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 2월(303만7000명) 300만명대를 돌파했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00년대만해도 11%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후 2008년 16%, 2009년 17%, 2012년 18.5%로 그 비중이 점차 커졌다.
1990년만 해도 33% 수준에 불과했던 대학진학률이 2000년대 들어 68%, 2008년 이후 70% 이상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졸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대 이후 대학에 입학한 20, 30대의 비중이 높다. 지난달만해도 비경제활동인구 중 20~30대가 대략 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학력 인플레현상으로 고학력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경기침체로 구직활동에 쉽사리 나서지 않은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고임금이면서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가 적은 환경에서 당장 고용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시간을 갖고 취업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모두 57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6000명(10.9%)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연초에 대학졸업 시즌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지난달 대졸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한몫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보통 1년 중 1분기에 최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2분기 들어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대졸 학력 중 고령자가 늘고 있다는 점, 여성대졸자들의 경력단절현상 등도 대졸이상 비경제활동인구를 늘리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60대가 10년 전 60대보다는 대학을 많이 갔을 것"이라며 "30대 여성이 자의, 타의에 의해 고용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가사노동에 머무르는 것도 대졸 비경제활동 비중을 높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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