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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宗中소송, 90%가 재산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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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대법원은 13일 원주 원씨 익흥군파 종중 대표 원모씨가 문정공파 종중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은 원씨의 대표성이 인정되지 않아 소송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으나 이후 원씨가 적법하게 대표성을 얻은 것으로 보여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동재산에 대한 다툼인 만큼 종중원 전체를 대표하는지 여부가 판단의 중요한 전제가 된다고 본 것이다.


이번 소송처럼 종중 간의 재산 다툼이 잦다. 씨족이 사라진 시대 '씨'를 앞세운 종중다툼은 왜 자꾸 생기는 걸까. 특히 신도시나 산업단지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이나 종중재산 처분이 많아지면서 이를 둘러싼 종중분쟁이 늘고 있다. 종중(宗中)이란 '공동선조의 후손들에 의해 선조의 분묘수호 및 봉제사와 후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형성되는 종족단체'다. 단체성을 인정받으면 종중명의의 소송이나 등기가 가능하다.

종중전문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종중관련 소송은 90% 이상이 재산문제"라며 "종중원들의 욕심이 개입되면서 소송으로 커진다"고 말했다. 종손이나 종중원 몇 명 앞으로 명의신탁을 해둔 재산을 놓고 소유권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는 규약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종중재산을 나눠가질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소송도 적잖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김해김씨 란종파 종중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사건은 종중 내의 분쟁으로, 토지 일부 등기가 누락되면서 발생했다. 삼성은 1971년 경기 용인시 포곡면 일대에 농림단지(현 에버랜드)를 조성하며 란종파 종중원들로부터 61만4000여㎡ 규모의 땅을 사들였으나 이 과정에서 종중원들 간에 분쟁이 생겨 1만3000여㎡에 대한 등기가 누락됐다. 2004년 종중은 해당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종중원 37명과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삼성이 해당 땅을 20년간 점유·관리해 시효취득이 인정된다"며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2개월 뒤 종중이 해당 땅의 등기를 종중 앞으로 해버려 다시 법정다툼이 벌어졌으나 삼성의 최종승소로 마무리됐다.


재산분배기준을 놓고 다투는 경우도 많다. 2004년 한 종중은 경기도 고양의 문중 땅을 120억여원에 팔아 직계손에게 7000만원 이상씩, 방계손에게는 2000~3000만원씩을 주고 이민 간 후손에게는 아예 지급하지 않앗다. 이에 방계와 이민자 후손 12명이 소송을 냈고 법원은 '차등지급은 종원의 본질적 권리를 침해해 무효'라며 "이들도 다른 후손들처럼 7000만원씩은 받아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분배액까지 명시했다.


출가 여성들이 "종중원으로서 재산을 나눠가질 자격이 있다"며 낸 소송에서 승소한 판결도 있었다. 용인 이씨 사맹공파 종중은 소유 임야를 350억원에 팔아 성년 남자에게는 1억5000만원씩, 미성년자와 출가녀 등에게는 1650만원에서 5500만원씩 지급했다. 이에 2005년 출가 여성 5명은 종친회를 상대로 종중회원 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종중원 자격을 성인남자로 제한한 것은 개인존엄과 양성평등을 기초로 한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종중의 본질에 비춰 공동선조의 성과 본이 같으면 성별과 무관하게 종원이 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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