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부모의 이혼은 자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가 결혼을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 보건사회연구원의 '부모이혼이 자녀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이혼은 자녀의 학업성취도와 사회심리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혼이 자녀의 국어성적, 수학성적 등 학업성취와 '약이 오르면 사람을 때릴 수 있다'는 식의 외ㆍ내향적 문제행위 빈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는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자녀 76명을 포함한 2100여명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부모의 이혼은 자녀의 국어성적을 0.282점 떨어뜨렸다. 반면 이혼이 없었더라면 성적이 0.276점 올랐을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성적은 0.443점, 외향적ㆍ내향적 문제행위는 각각 0.570점, 0.674점 하락시켰다. 이는 100명 중 50위에 있던 학생을 국어는 63등, 수학 67등, 외향적 문제행위 72등, 내향적 문제행위 75등으로 밀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면 이혼 당시 부모 사이에 갈등이 있었을 경우엔 자녀의 국어성적이 0.404점 상승했다. 이 말은 부모갈등이 크면 그 결혼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오히려 이혼이 자녀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반대로 갈등이 크지 않던 부부가 이혼하면 그 부정적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물질적ㆍ정신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부모이혼을 경험하더라도 기댈 수 있는 곳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1990년 이후 증가하던 이혼은 2003년 정점에 달한 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혼인 1000쌍당 이혼건수는 2003년 14.4쌍이다가 2011년 9.4쌍으로 감소했다. 한 해 부모이혼을 겪은 미성년자수는 2011년 기준 9만 5586명에 달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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