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이집트 축구 참사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이집트 정부가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보도했다.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적어도 32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살라 압델 마크수드 이집트 공보장관은 이날 주요 장관들을 소집, 회의 후 국가방위위원회가 비상사태 선포나 폭동 발생지역에 대한 통행금지 선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집트 법원이 지난해 축구장 폭력 사건에 연루된 피고 21명에 대해 사형 선고를 내린 뒤 이집트 포트사이드 등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재판 결과에 반발한 시위대와 진압 경찰이 충돌하면서 축구 선수 2명을 비롯해 적어도 22명 이상이 사망했다.
시민혁명이 발생한 지 만 2년이 된 이집트는 전날에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그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혼란이 계속됐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로 수에즈와 이스마일리야 등에서 모두 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세속주의 성향의 야권 단체들 회원과 일반 시민인 이들은 2년 전 혁명의 구호였던 "빵, 자유, 사회정의"를 다시 외치고 있다. 이집트는 오는 4월 새로운 의회를 구성할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