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재홍, '살신성인' 실천하고 물러나다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박재홍, '살신성인' 실천하고 물러나다
AD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정든 그라운드와의 이별. 남자는 은퇴를 선언하며 세 번 흐느꼈다.

“17년 야구인생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더라고요.”


자의만으로 택한 은퇴는 아니었다. 그는 아직까지 수장이다. 1년여 전 비리에 얽혀 위태롭던 선수협회를 분골쇄신해 일으켰다.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돌아온 대가는 참담했다. 소속팀 SK는 지난해 11월 은퇴를 권유했다. 대신 코치연수를 제안했다. 남자는 구단의 제의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더 뛰고 싶었다.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프로야구 전인미답의 통산 300홈런-300도루. 대기록 달성까진 33도루만이 남아있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꿈.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남자는 깊게 고민했다. 현역 연장에는 조건이 붙었다. 선수협회 회장 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한 달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은퇴. 박재홍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비겁해지고 싶지 않았어요. 창피하잖아요.”


박재홍이 화려했던 프로야구 인생을 정리했다. 25일 오후 서울 가든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자의반 타의반이었다. 무대에 오른 박재홍은 “더 잘할 자신도 열정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그만두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생 야구인으로서 명예롭게 은퇴하겠다.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앞으로 다른 길을 걷겠다”라고 말했다.


박재홍, '살신성인' 실천하고 물러나다


그는 이미 프로야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그랬다. 1996년 데뷔한 박재홍은 첫 해 30홈런, 36도루를 기록하며 역대 최초로 30-30클럽을 개설했다. 이후에도 두 차례(1998년 30홈런 43도루, 2000년 32홈런 30도루) 더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거듭났다. 통산 1797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2할8푼4리 1732안타 300홈런 3000루타 1081타점 267도루. 300-300클럽을 간발차로 개장하진 못했지만,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외야수로 불리기에 충분한 발자취를 남겼다.


대기록을 놓친 건 충분한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탓이 컸다. 지난 시즌 박재홍은 46경기에서 118타석을 밟는데 그쳤다. 선수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기도 어려웠다. 인천에서 훈련을 마치면 매일 같이 선수협회가 있던 성남을 찾았고, 비리로 얼룩졌던 협회의 재건을 위해 수차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박재홍은 “선수협회 회장 일도 힘들었지만 기회를 너무 적게 받았던 게 너무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1년을 후회하진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값지다고 여겼다. 박재홍은 “봉사 기회를 부여받고 최선을 다해 위기에 빠진 선수협회가 정상화시켰다. 그 덕에 야구인들이 화합을 이루고 자존심이 지켜진 것 같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10구단 창단을 이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수혜를 받지 못하지만 정말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순간까지도 박재홍은 야구인들의 화합을 유도했다. 선수협회 초상권 비리에 연루돼 지탄을 받고 있는 손민한 전 선수협회 회장을 기자회견장에 데려와 공식 사과의 자리를 마련해줬다. 손민한의 이어진 사과에 그는 “후배의 살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물론 용서의 여지는 팬과 동료들에게 있다”며 “많이 꾸짖고 나무라되 악성댓글은 삼가주셨으면 한다”라고 부탁했다.


박재홍, '살신성인' 실천하고 물러나다


사실 선수협회 회장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피하는 자리다. 베테랑과 구단의 온도차가 높은 프로야구에서 박재홍의 사례처럼 은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수들로부터 오해를 사기도 쉽다. 은퇴 선언으로 곧 자리를 내놓게 된 박재홍. 그는 차기회장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고참은 소속팀 60명가량의 마음을 헤아리면 그만이지만, 선수협회 회장은 600여명의 선수 마음을 모두 헤아려야 한다. 이득을 노릴만한 감투도 아니다. 모든 선수의 이익과 명분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한다. 그걸 해낼 수 있는 회장이 바통을 넘겨받았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도 자신보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걱정한 박재홍. 그라운드를 누비는 후배들은 참 좋은 선배 한 명을 잃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