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승기 기자]
전남도-진보진영 잇단 성명 ‘신경전’… 현직 도의원 사임계 제출도
박준영 전남지사가 새해 첫 도의회 본회의에서 도의원으로부터 물세례 봉변을 당해 파장이 일고 있다.
여기에 집행부와 의회 안팎 진보진영이 잇단 성명을 발표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한 도의원은 폭력사건에 반발, 사임계를 제출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준영 지사 물세례 ‘봉변’
박 지사는 23일 오전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7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13년 도정 업무 보고를 하던 중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비례)으로부터 물세례를 받았다.
안 의원은 박 지사에게 “도지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다가가 컵에 들어 있는 물을 끼얹었다.
안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박 지사의 ‘충동적 호남 표심’ 발언에 대해 비판할 예정이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물이 든 컵을 투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세례를 맞은 박 지사는 잠시 발언을 중단하고 물을 닦고 난 뒤 준비한 도정업무 보고를 모두 마쳤으며, 의장은 곧바로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김재무 도의회 의장은 정회 선언 이후 20여분 뒤 안 의원을 질서 유지 차원에서 본회의장 출입제한 조치를 하고 의사일정을 진행했다.
도의회에서 나락 시위나 몸싸움 등은 있었지만, 도지사가 본회의장에서 의원에게 봉변을 당한 것은 초유의 일로 알려졌다.
도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 과정에서 물컵 투척 사건이 발생한 점에 주목, 정확한 진위를 파악하고, 안 의원을 의회 윤리위원회에 넘길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뻔뻔한 도정연설” VS “폭력사태 규탄”
안 의원은 이날 물컵을 투척한 것은 지난 8일 박 지사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충동적 호남 몰표’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가 없어 분개했고, 의사진행 발언과 5분 발언 등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전남도민과 호남지역 투표에 대해 ‘충동적 행위’라고 무시하고 모욕한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해명이 없어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22일 도의회 운영위원장이 박 지사를 만나 23일 본회의가 끝나고 나서라도 공식 사과와 해명을 할 것을 정중히 제기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자신의 처지에 따라 민심을 왜곡하고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아무런 사과와 반성도 없이 뻔뻔하게 도정연설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며 “전남도민과 호남을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의 극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성명을 내고 “도의회 폭력사태는 대화와 타협을 포기한 민주주의 배신행위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도지사가 도의회 의사일정에 따라 도정계획을 보고하는 순간에 이러한 폭행을 저질렀다”며 “이는 신성한 민주주의 상징과 토론의 심장부인 의사당에서의 불법 폭력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그야말로 의회정치를 포기한 심각한 도전행위다”고 밝혔다.
전남도공무원노조도 성명을 내고 “통합진보당 소속 안 의원이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도지사 얼굴에 물을 끼얹는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를 저질렀다”며 “200만 도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3000여 공직자의 인격을 무시한 안주용 의원은 도민과 공직자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말했다.
▲동료 도의원 사임계 제출
박 지사의 물세례 사건과 관련 동료 도의원이 폭력사건에 반발, 사임계를 제출했다.
민주통합당 소속인 임흥빈(신안1) 의원은 이날 “도지사를 상대로 한 테러 행위에 대해 도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절망과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며 의회에 의원직 사임계를 냈다.
동료 의원의 의정 관련 행위를 이유로 현직 도의원이 사임계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의원은 “도지사의 대선 관련 발언이 도민의 공분을 자초한 측면은 있더라도 이 같은 의회 폭력사태는 합법화될 수 없다”며 “도의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윤리위원회 징계,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이 이뤄질 때까지 도의회 출석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승기 기자 issue9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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