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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2]‘투자자 동의’ 없는 임의 투자행위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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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법에서 정해준대로만 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세상 일 모두에 관한 것을 법으로 해결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다보니 사건 당사자에 대한 재제와 처벌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 지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고민의 고민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법무실에서 접수한 민원 질의에 대해 회신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단, 회신의 내용은 금감원의 공식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제재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질의>
자산운용회사인 갑은 투자자와 인덱스형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하고 코스피 200(KOSPI 200)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KOSPI 200지수에 포함돼 있는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과 동일하게 재산을 운용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갑은 투자자로부터 사전에 서면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17개 투자일임재산으로 회사의 계열회사 주식에 88억원을 투자했다.


이 경우 KOSPI 200 종목인 회사의 계열사 발행 주식을 투자일임재산으로 편입한 경우 자본시장법 제98조제2항제8호의 ‘투자자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투자자가 상시적으로 일임재산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운용성과보고서상 주식투자현황을 확인하고 있는 경우에도 투자자의 묵시적 동의를 인정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갑이 투자자로부터 사후에 동의를 받는 것도 가능한가?


<회신>
◆자본시장법상 ‘투자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자본시장법 제98조제2항제8호(구 간접투자법 제147조제2항)는 ‘투자자 동의 없이 투자일임재산으로 투자일임업자 또는 그 이해관계인이 발행한 증권에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의는 형식을 요하지 않는 단독행위로서 서면, 구두에 의한 동의 및 묵시적인 동의도 가능하다.


다만, 묵시적 동의의 인정 여부는 투자일임계약의 내용 및 투자행위 당시의 사정 등에 비춰 볼 때 투자자가 투자일임업자의 행위 및 그 위험성 등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러한 행위를 해도 좋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98조제2항은 동의의 시기에 관해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아 투자자의 동의가 반드시 투자행위 이전에 있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 규정은 투자일임업자가 일임재산을 이용해 자기 또는 이해관계인의 증권발행을 용이하게 하고 투자자에게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투자자로 하여금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하고, 투자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이를 허용하고 있음에 그 취지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의 동의는 반드시 ‘투자행위 이전이거나 최소한 그 행위 시점까지는 존재하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의 행위가 투자자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투자자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가 없고, 투자일임계약의 내용에서 ‘이해관계인과의 거래 및 금융위에서 매매거래를 제한하는 증권의 편입은 아예 금지’하고 있는 경우라면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거래라 하더라도 투자자의 동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갑의 행위를 투자자의 묵시적 동의로 인정할 수 있는지?= 상시적 모니터링 및 운용성과보고서를 통해 투자자가 회사의 투자행위를 인식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인식가능성 및 투자일임업자의 계열회사 발행 주식 투자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정만으로는 회사가 계열회사 주식을 편입하기 이전에 이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 및 동의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갑이 투자자로부터 사후동의를 받는 것이 가능한가?= 회사가 검사기간 종료 후 투자자로부터 계열회사 발행 주식 투자에 대해서 사후적으로 동의를 받는 것은 자본시장법 제98조제2항제7호의 ‘투자자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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