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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미군부대에 막힌 도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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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오염 가능성 높아 논란에 휘말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돼

[아시아경제 김영빈 기자] 미군부대에 막혀 장기간 뚫리지 못했던 인천 부평구~서구를 잇는 간선도로 개설이 가능해졌다.


인천시는 18일 부평미군부대(캠프 마켓) 52만여㎡ 중 대로 2-32호선(장고개길) 부지 2만540㎡를 우선 반환받아 도로 개설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부평미군부대 터 가운데 도로부지 매입에 지원하는 국비 244억원을 올해 예산에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부평미군부대 내 장고개길 도로부지를 포함한 6만여㎡에는 군수품 재활용사무소(DRMO)가 있었으나 지난 2011년 경북 김천 미군부대로 이전함으로써 우선 반환받을 수 있게 됐다.

DRMO를 제외한 나머지 군사시설(정보, 통신, 공병, 제빵공장) 터 48만여㎡는 평택 험프리 기지 조성이 끝나는 오는 2016년 이후 돌려받게 된다.


장고개길은 부평구 부평동~서구 가좌동을 잇는 폭 30m, 길이 8081m의 주요 간선도로이지만 부평미군부대 반환협상이 늦어지면서 이 구간이 뚫리지 않아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컸다.


시는 상반기에 국방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도로부지를 반환받으면 하반기에 국방부로부터 이 땅을 사들여 도로개설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부평미군부대 토양오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가 국방부와 환경정화사업 위·수탁 협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미군부대 터는 정부가 환경정화사업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에 매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는 조속한 도로개설을 위해 국방부 대신 환경정화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도로부지 터의 토양오염이 심각할 경우 환경정화사업에 시간이 걸리고 오염 제거 방법, 복구비용 부담 주체 등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부평미군부대에서는 지난 1987~89년 3년 간 수은, 석면, 폴리염화폐비닐 등 7가지 유독성 페기물을 처리한 사실이 미군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 1991년 미군 공병단 건설연구소가 발간한 ‘주한 미 8군과 주일 미군의 위험폐기물 최소화 방안’에는 부평미군부대에서 처리한 위험폐기물로 수은, 배터리산,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용제 슬러지, 석면, 트랜스포머 오일, 폴리염화폐비닐을 명시했다.


부평미군부대에서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함유한 고엽제를 처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은 부대 내 환경오염 한미 공동조사, 미국의 환경오염 치유 및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 교통편의를 위한 도로개설이 시급하지만 인천시가 국방부로부터 환경정화사업을 수탁받아 오염 복구에 나설 경우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환경정화사업을 국방부에 맡겨두면 언제 시행할지 몰라 도로개설이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방부로부터 환경정화사업을 수탁받으면 전문가 및 환경단체들과 논의해 토양오염 조사와 복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빈 기자 jalbin2@




김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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